한국에서 'LTE보다 20배 빠른' 28㎓ 5G 쓰려면..아직 멀었다
상용화한 미국 버라이즌, 속도 기대 이하
[경향신문]
한국보다 먼저 28㎓ 주파수를 상용화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5G(세대) 서비스 속도가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28㎓ 주파수 상용화에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년 4월 한국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상용화’와 함께 내세웠던 ‘4세대 LTE보다 20배 빠른 5G 서비스’는 28㎓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때 가능한 속도다. 현재 국내 5G 서비스는 3.5㎓ 대역만을 사용하고 있다.
24일 글로벌 통신시장 조사기관 우클라(Ookl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통신사들의 5G 속도 조사에서 버라이즌은 67.07Mbps를 기록해 AT&T, T모바일, 스프린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1위 AT&T는 75.59Mbps, 2위 T모바일은 70.98Mbps, 3위 스프린트는 70.33Mbps였다. 우클라가 5G 속도를 측정한 이래 버라이즌은 줄곧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792.5Mbps라는 압도적 속도를 자랑하기도 했다.
버라이즌의 5G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 원인으로는 28㎓ 주파수 대역의 기술적 한계가 꼽힌다. 28㎓ 대역은 중대역과 비교해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 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다.
버라이즌은 도달거리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아이폰12 출시와 함께 LTE 주파수에 5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DSS(동적주파수공유) 기술을 적용했고, 이에 따라 도달거리는 늘렸지만 속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이와 같은 문제로 28㎓ 대역 실증 테스트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28㎓ 대역은 소비자용(BtoC)이 아니라 기업용(BtoB)”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오는 29일 정식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에도 28㎓를 지원하는 안테나는 빠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인프라가 먼저 깔려야 하는데 지금 한국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며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언제 28㎓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을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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