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자살 방치" 이재명, 기재부 정조준에..원희룡 "협박"·유승민 "허경영당"

정은나리 입력 2021. 1. 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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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잠룡인 이낙연도 "곳간지기 구박한다고 뭐가 되나" 비판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놓고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기획재정부를 정조준한 것에 대해 대권 잠룡들이 맹공을 가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4일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기획재정부를 향해 ‘집단자살 사회를 방치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이 정도면 토론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 지사가 토론하자면서, 기재부에 반박해보라며 일부러 고른 표현이 ‘집단자살’이다. 지휘계통으로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정세균 총리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집단자살 방치'를 반박해보라고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 지사가 입만 열면 되풀이하는 대로 무차별적으로 10만원씩 지역화폐로 뿌린다고 해서 집단자살 방지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집단자살 방지 목적이라면 피해가 크고, 한계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뉴시스
‘집단자살 사회’란 2017년 방한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성장률 저하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면서 사용한 표현으로,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집단자살 사회에서 대책 없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제목으로 재정당국을 압박하는 글을 남기며 이 표현을 썼다. 이 지사는 “재정건전성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며 “경제정당 표방하면서 경제 살리는 전국민 소득지원 반대하는 가짜 경제정당이나, 기득권 옹호하느라 경제활성화하는 확장재정정책을 가짜 통계 내세우며 반대하는 엉터리 경제지들은 왜 우리 사회가 집단자살 사회가 되어가는지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돈 풀기를 위해 경제부총리를 겁박하는 태도는 비겁하다”라며 “이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으면, 경제부총리를 임명한 문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따지라”라고 쏘아붙였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의 평소 주장을 보면 모든 정책이 돈 풀기”라면서 “여기에 얼마나 재정이 필요한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이 지사의 정책은 민주당보다 정의당이나 (허경영 총재의) 국가혁명당에 가깝다”며 “국토보유세 신설을 제외하고는 주요 세금을 얼마나 올리겠다는 건지 설명이 없으니 국가혁명당에 더 가깝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여권 내 잠룡인 이 대표도 이 지사를 향해 “기재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KBS 1TV 심야토론에 출연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한 홍남기 부총리 발언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 지사가 강력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 총리는 코로나19 손실 보상과 관련해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우회적 반대 의사를 밝힌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의 말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정부의 영업제한 지침에 따른 손실보상 제도화와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고, 곳간은 언젠가 쓰기 위해 채우는 것”이며 확장 재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 하물며 같은 정부 내에서 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권주자 선명성 경쟁을 위해 정부 내 아군인 홍 부총리를 공개 비난하지 말자는 메시지인 동시에 이 지사와 정 총리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이 지사 방침을 두고도 “시도지사협의회 의견을 보면 대다수는 선별지원을 원한다고 한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고 짚으며 “국민이 함께 가야 한다는 가치가 있어서 고민스러운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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