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의 ‘反푸틴 동반자’ 아내... 남편 대신 러시아 대선 출마?
23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요구 시위에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도 참가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율리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찰차 안에 갇혔다고 알렸고, 이날 저녁 풀려났다.
그는 줄곧 남편과 함께 ‘반(反)푸틴’ 운동을 전개해왔다. 별명이 ‘러시아 야권의 퍼스트레이디’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 재단을 함께 이끌어왔다. 반정부 집회에선 나발니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한다.
작년 8월 나발니가 독극물 테러를 당하자 율리아가 적극 나서 그를 독일로 옮겨 치료받게 했다. 베를린에서 나발니가 치료받는 5개월간 줄곧 곁을 지켰다. 나발니는 의식을 되찾았을 때 소셜미디어에 “율리아가 나를 구했다”고 썼다. 율리아는 지난 17일 나발니가 모스크바로 돌아올 때도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 함께 귀환했다. 나발니가 귀국 후 체포되기 직전 율리아와 짧게 입맞춤한 뒤 연행된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500만회 이상 재생됐다.
러시아에서는 나발니가 투옥 등의 이유로 정치 활동을 하기 어려워지면 율리아가 대선 출마 등의 방식으로 대신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는 율리아를 가리켜 ‘러시아의 티하놉스카야’라고 부른다. 지난해 벨라루스 대선에서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남편 대신 출마해 득표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며 야권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율리아는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모스크바의 은행에서 일한 적 있다. 1998년 여름휴가를 터키에서 보내다가 나발니를 처음 만났다. 나발니 부부는 딸(20세)과 아들(13세)을 하나씩 뒀으며, 딸은 미국 스탠퍼드대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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