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폭행 블랙박스 영상 묵살' 경찰관 대기발령..부실수사 논란
[앵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서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경찰관이 당시 확인하고도 묵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 하고 조사단을 꾸려 진상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장혁진 기잡니다.
[리포트]
폭행을 당했다는 택시기사 A 씨는 지난해 11월 사건 다음 날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A 씨는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영상을 보여줬는데, 수사관이 “차량이 멈춰 있다”, “영상을 못 본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폭행 피해’ 택시 기사/음성변조 : “(수사관이 안본 것으로 하겠다, 이게 맞아요?) 다른 데 나온 보도 다 사실대로 나간 거예요. 언론에 그렇게 나갔잖아요.”]
이런 주장이 알려지자 경찰이 사실 확인에 들어갔고, 결국 문제의 경찰관이 영상을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서울경찰청은 부랴부랴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하고, 진상조사단을 꾸렸습니다.
경찰관이 영상을 확인한 시점이 언제인지, 윗선 어디까지 보고했는지 등 위법 여부를 자체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경찰은 그동안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해 사건 발생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해 왔습니다.
앞서 이용구 차관은 차관 임명 한 달쯤 전인 지난해 11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깨우던 택시기사의 목덜미를 잡는 등 폭행을 했습니다.
경찰은 단순 폭행은 ‘반의사 불벌죄’라서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치 않아 입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차량이 운행 중일 땐, 특가법을 적용해 입건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차량 GPS 기록과 영상 촬영 시점을 대조해 택시가 운행 중이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영상이 묵살된 경위도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차관은 변호인을 통해 블랙박스 영상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수사기관에 제출된 게 다행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기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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