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점소독시설' 얼마나 효과 있을까
<앵커>
전국의 축산 관련 차량들은 농장을 오갈 때 의무적으로 해당 지역에 있는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을 해야 합니다. 최근 확산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가축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인데 그 효과에 대해 실험을 해봤더니, 소독이 제대로 안 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소독시설을 통과해도 차량을 통한 감염이 가능했던 겁니다.
김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차량이 들어서자 시설문이 열리고 사방에서 소독약이 뿜어져 나옵니다.
축산 차량을 통한 AI 전파를 막기 위한 거점소독시설입니다.
전국에 217곳이 있는데, 겨우내 특별방역기간 농장과 축산 시설 등을 오가는 차량은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럼 소독 효과는 얼마나 될까, 연구팀과 확인해봤습니다.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를 묻힌 시험지를 차량 여섯 군데에 붙이고 거점소독시설을 통과했습니다.
정부의 소독제 지침대로라면 바이러스를 99.9% 사멸해야 하지만, 실험 결과 소독 효과는 평균 86%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차량을 통한 감염이 가능하단 얘기입니다.
[송창선/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시설을 지나간 차량이 거의 소독이 안 됐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소독제) 희석을 많이 해서 효과가 없을 수가 있고. (분사되는) 입자 크기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고요.]
실험이 이뤄진 밀폐형 소독 시설보다 노후 되거나 개방형인 곳은 소독 효과가 더 낮을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이 도입하고 있는 '드론 방역'이 소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농훈/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병원체가 농장에 들어올 때는 보통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들어 옵니다. 불필요한 곳에 (드론으로) 소독약을 뿌리는 걸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소독약을 뿌리는 노즐의 부식 등 문제를 확인했다며 전국 거점소독시설을 점검해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오세관·신소영 )
김덕현 기자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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