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뜨거운 감자 '공매도 금지', 다시 연장에 무게

김범수 2021. 1. 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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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개선안 아직까지 확정 못해
선거 앞두고 정치이슈화도 부담
설 연휴전 당정협의후 결론낼 듯
3∼6개월 추가 연장 방안 거론
박용진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해야"
대형주 중심으로 단계 재개안도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한 딜러가 한 업체의 주가 그래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이르면 설 연휴 전 당정 협의를 거쳐 공매도 관련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예정 시점인 3월 16일까지 당정의 공매도 제도 개선은 마무리되기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동학개미’의 원성을 사고 있는 공매도 3월 재개 여부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이슈로 비화한 만큼 제도 개선을 명분으로 일단 재개를 유보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셈이다. 공매도 금지 3∼6개월 추가 연장안, 대형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심의 향배를 결정하는 설 연휴 전 당정이 이런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당내에서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우세하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용진 의원은 “지금 수준에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매도 재개 전 증권사의 확인 의무 강화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도 연일 공매도 재개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도 “개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가세하고 있다. 30일 마감하는 ‘영원한 공매도 금지 국민청원’도 24일 17만7000여명(낮 12시 기준)에 달해 이번주 답변 기준선인 20만명 돌파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내에서는 어느 한쪽에 기울어진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국회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와 논의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시행일이 오는 4월 6일이면서 공매도 재개 시 30여일간의 감독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매도 금지 연장론에 힘을 싣고 있다.

또 다른 공매도 개선책으로 거론되는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확대안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개인이 공매도에 활용할 대여 주식(대주) 규모를 현재의 약 20배 수준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 대주 서비스를 취급하는 증권사를 현재 6곳에서 10곳으로 늘린 뒤, 오는 9월 말까지 한국증권금융과 증권사 간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개인의 공매도 확대안은 실무적으로 준비가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게다가 개인의 공매도 투자 자격 요건과 한도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안내된 것은 없다.
당초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하는 듯했지만 최근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새해 국내 증시에선 대형주가 상승장을 주도한 데 비해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예년 1월과 반대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3주간 코스피 상승률은 9.30%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닥 상승률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19%였다. 코스피에서도 시가총액 규모별로 대형주의 상승률이 9.92%로 중형주(6.95%)와 소형주(6.75%)를 웃돌았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20위 안에서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20%를 넘는 종목만 8개로 SK이노베이션(46.32%), 기아차(40.71%), 현대모비스(36.99%), SK(36.38%), 현대차(33.85%), LG전자(31.48%), 삼성SDI(26.11%), LG(22.29%) 등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월 기준으로 코스닥 등락률이 코스피 등락률을 7차례 웃돌았다는 점에서 최근 추세는 이례적이다.

김범수·김민순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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