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반려동물 확진 판정 동물서 인간 감염 확인 안돼

확진자 100명 넘게 나온 진주 국제기도원
거주 중 모녀가 키우던 새끼고양이 확진
당국 "양성 판정 주인에게 감염된 것 추정"
성남서 반려견 양성 반응 최초 보고돼

24일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 반려동물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다만 방역당국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 브리핑에서 인간과 동물 간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에 대해 “인간에서 반려동물로 감염된 사례는 확인되지만 그 역방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 있던 고양이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기도원에서는 지난 11일 이곳을 다녀간 방문자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당시 기도원에 머무르던 한 모녀가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키웠는데 새끼 고양이 중 한 마리가 양성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고양이 주인이 양성 판정을 받은 후 돌볼 장소를 변경하기 위해 검사를 했고 양성으로 확인됐다”며 “주인에게서 고양이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반려견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의심 사례가 나왔다. 서울대 벤처기업 ‘프로탄바이오’ 대표인 조제열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병원에서 5살 수컷 프렌치불도그가 코로나19 확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기도에 사는 보호자는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프렌치불도그는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지정병원으로 보내졌다.

프로탄바이오는 동물용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를 개발한 뒤 보건당국에 허가를 받고자 여러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험해보던 중 이 프렌치불도그에게서 양성 반응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조 교수는 “양성 반응을 포착한 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며 “정확한 판정을 내리고자 프렌치불도그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있으며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렌치불도그는 현재 이상 반응 없이 건강한 상태로 격리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적잖게 보고됐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반려동물에 대한 진단 검사는 별도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빈·유지혜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