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은 호아킨.. 1골 1도움, 무승부 견인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 베티스, 소시에다드전 먼저 2실점 허용하고 2-2 무승부
▲ 호아킨, 교체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2골에 모두 관여
▲ 호아킨, 최근 10년 사이 라리가 최고령 한 경기 골+도움 동시 기록(만 39세)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베티스의 살아있는 전설 호아킨 산체스가 레알 소시에다드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패배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베티스가 레알레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소시에다드와의 2020/21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20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베테랑 호아킨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베티스는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최근 3경기에 결장한 호아킨 대신 멕시코 신성 디에고 라이네스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켰다. 전력 면에서 한 수 위의 팀인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호아킨보다는 라이네스의 스피드와 활동량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반전은 베티스의 바람대로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점유율에선 소시에다드가 56대44로 우위를 점했으나 슈팅 숫자에선 4대4로 동률을 이루었다. 특히 라이네스는 전반전 3회의 드리블 돌파 성공에 더해 2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동료들에게 제공하면서 활발하게 측면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베티스는 후반 시작하고 3분 만에 먼저 실점을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시에다드 주전 공격수 이샤크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베티스 수비수 아이사 만디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어렵게 걷어냈으나 소시에다드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가 헤딩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소시에다드 에이스 미켈 오야르사발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미드필더 욘 구리디가 원터치 패스로 내준 걸 이샤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소시에다드는 후반 11분 만에 수비형 미드필더 파울 아쿠오쿠와 베테랑 측면 미드필더 안드레스 과르다도를 빼고 윌리엄 카르발류와 크리스티안 테요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교체 카드를 꺼낸 든 지 단 1분 만에 오야르사발에게 추가 실점(이샤크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오야르사발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다급해진 베티스는 후반 21분경, 라이네스와 공격수 로렌 모론을 빼고 로드리고 산체스와 안토니오 사나브리아를 교체 출전시키면 공격에 변화를 감행했다. 하지만 별 효력이 없자 베티스는 경기 종료 13분을 남긴 시점에 마침내 에이스 나빌 페키르를 빼고 호아킨을 투입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소시에다드는 호아킨 교체에 맞춰 동시간에 에이스 오야르사발과 플레이메이커 메리노를 뺀 데 이어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는 이샤크까지 빼는 여유를 보였다.
호아킨 교체 카드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호아킨은 후반 40분경, 전매특허와도 같은 택배 크로스로 중앙 미드필더 세르히오 카날레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는 이어서 정규 시간도 끝나고 추가 시간 2분(90+2분)경, 테요의 땅볼 크로스가 소시에다드 수비수 이고르 수벨디아 다리 맞고 굴절된 걸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호아킨의 영웅적인 활약 덕에 패할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베티스였다.
호아킨은 만 39세 186일의 나이에 소시에다드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최근 10년 사이에 라리가에서 최고령으로 한 경기에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로 등극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가 포함된다)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로마의 전설 프란체스코 토티(만 39세 350일)에 이어 최고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베티스 유스 출신으로 2001/02 시즌, 만 19세의 나이에 혜성처럼 등장해 라리가 무대를 폭격하면서 스페인 대표팀에 승선한 호아킨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맹활약을 펼쳤으나 한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해 비운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2005/06 시즌까지 베티스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소년 가장 역할을 오랜 기간 담당한 그는 발렌시아(2006-2011)와 말라가(2011-2013), 피오렌티나(2013-2015)를 거쳐 2015년, 다시 고향인 베티스로 돌아오기에 이르렀다.
베티스에 복귀했을 당시 그의 나이는 이미 만 34세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이제는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후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야 할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느덧 라리가 566경기 출전으로 전설적인 골키퍼 안도니 수비사레타(617경기)에 이어 역대 최다 출전 2위를 달리고 있는 호아킨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에선 당당히 역대 최다 출전을 기록 중에 있다.
지난 시즌에도 그는 8골 3도움을 올리면서 팀내 최다골 2위(1위는 공격수 모론으로 10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16라운드(2019/20) 경기에서 만 38세 140일의 나이에 해트트릭을 장식하며 라리가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자로 당당히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런 그를 가리켜 국내 축구 팬들은 '그아호(그래도 아직은 호아킨)'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이번 시즌 그는 19라운드까지 2도움에 그치면서 다소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소시에다드전에서 그는 1골 1도움으로 홀로 베티스의 2골을 모두 책임지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베티스가 위기에 있을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다.
# 라리가 역대 최다 출전 TOP 5
1위 안도니 수비사레타: 617경기
2위 호아킨 산체스: 566경기
3위 라울 곤살레스: 550경기
4위 에우세비오: 543경기
5위 파코 부요: 542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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