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0년 전 잘못 고쳤다..주권 연봉조정위 시선집중
[스포츠경향]
3000만원은 KBO리그 최저 연봉 금액이다. 선수 1명의 연봉을 둘러싼 ‘논리 전쟁’이 펼쳐진다. KBO리그의 산업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KBO는 25일 KT 구단과 홀드왕 주권 사이의 연봉조정위원회를 연다. KT 구단이 제시한 연봉은 2억2000만원, 주권이 요구한 금액은 2억5000만원이다. 연봉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얼핏 작아 보이지만, 3000만원은 선수 1명을 더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감정적 결정이 아닌 치열한 논리 싸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KBO리그의 현재 상황과 선수 평가 방식, 불펜 투수의 승리 기여도에 대한 적절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2011년 롯데 이대호의 연봉 조정 신청 이후 10년만에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의 가치 평가 방식을 두고 리그의 공감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KBO는 10년 전 연봉조정 때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 각 구단마다 재정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와 연봉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실상 구단 마음대로 연봉을 정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례를 남겼다. 드래프트제도 때문에 구단 선택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가난한 구단이기 때문에 저연봉을 감수해야 한다는 결론은 선수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 결국 이후 10년 동안 선수들은 연봉조정신청을 꺼릴 수밖에 없었다.
KBO는 연봉조정위원회 개최 하루 전인 24일 법조인을 포함, 구단과 선수측이 추천한 인사 1명씩을 더한 5명의 조정위원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KBO는 이어 “직전 시즌 선수의 공헌도와 이에 대한 기간 및 지속성, 선수의 성적에 의거한 공식 수상 경력과 최근 소속 구단의 성적, 그리고 선수의 과거 연봉 및 동급 연차 선수들의 연봉 수준 등을 상대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다”고 원칙을 밝혔고 “조정에 있어서 구단, 선수의 재정 상황 등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도로 했다”고 규정했다. KBO는 구단 재정 상황을 고려 기준에서 제외함으로써 10년 전 잘못을 고쳤다. 다른 팀의 비슷한 연차, 비슷한 성적 선수들의 연봉이 판단 근거가 된다. 따라서 ‘비슷한 성적’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연봉 조정 위원회의 핵심 고려 사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봉조정을 통해 ‘선수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공감대가 형성된다. 과거에는 평균자책이 중요한 기준이 됐지만, 불펜 투수의 평균자책은 2020년 현재 가치가 떨어졌다. 오히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나 승리확률기여(WPA) 등이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연봉조정위원회는 이런 가치 변화가 ‘공인’되는 자리다.
KT와 주권 모두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했다. 연봉조정위원회에 참석해 근거에 대한 설명을 더한다. KT는 연봉수준에 따른 기대 가치의 변화, 구단 내 투수 최고 연봉 등을 근거로 들고 주권은 홀드왕 타이틀과 함께 ‘하이 레버리지(고위기)’ 상황 출전이 많았던 점 등을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KT와 주권 중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 보다, 연봉조정위원회를 통해 오고가는 논리의 근거들이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는 연봉 조정 제도를 통해 선수 실력과 가치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이뤄졌고 이는 ‘데이터’의 확장으로 이어져 야구 산업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KBO리그 역시 구단은 ‘자선’, 선수는 ‘체면’이라는 오랜 관습을 깨고 앞으로 나갈 때다. 연봉조정위원회의 ‘결과’가 아니라 ‘내용’에 한국야구의 미래가 걸려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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