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90% 줄었지만"..도전 나서는 여행작가의 코로나 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우울과 불안감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어느 분야보다 타격이 컸을 여행업 종사자들은 어떻게 코로나를 헤쳐 나가고 있을까. 매경닷컴은 24일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고 있는 박성혜 여행 작가(40)를 만났다.
박 작가는 "작년 4월에 우울감이 가장 심했다"라며 "수입이 줄어든 점이 제일 힘들었다. 작가 수입은 90% 감소했다. 정부에서 지원해준 특고 프리랜서 지원금으로 충당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박 작가는 2016년 여행 가이드북을 시작으로 여행 작가를 병행했다. 출간한 책으로 '오! 마이 하와이' '알로하 파라다이스'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공저)' '네가 거기 그대로 있어 준다면(공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 '재미없는 이탈리아 여행기(E-book)'가 있다.
그는 "2020년 2월에 새 책 원고, 3월 가이드북 개정판 출장 후 수정 원고를 모두 출판사에 전달했는데 기약 없는 일이 됐다. 십 년째 고정으로 하던 공공기관 단행본도 코로나로 취소됐다"라고 털어놨다.
코로나19 1년이 여행업 종사자에게 캄캄한 시간이었지만 마냥 무기력을 느끼며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실제 그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에도 두 권의 책 발간에 참여했다.
박 작가는 이에 대해 "코로나로 타격이 큰 여행 작가와 출판사가 함께 코로나를 이겨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코로나 속에서도 여행을 꿈꾸고 싶다는 출판사의 의도가 있었다"라며 "출판사와 작가는 운명 공동체이기에 함께 버티고 이겨내야 코로나 이후에 다시 여행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침체된 상태로만 있을 수 없어서 글쓰기 모임에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 4시간씩 함께 글을 쓰고 합평했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독립 출판도 도전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써둔 몇 가지 원고를 몇 차례 걸쳐 수정, 탈고했으며 출판을 위해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 수업도 두 달가량 들었다"면서 "여성 전문 전자책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와 함께 글 쓰는 여성들의 독립 웹진 '2W매거진'을 창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특별한 업무가 없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두 시간 책 읽고, 서너 시간 원고를 쓰고 주 3회 플라잉 요가와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한다. 시간이 많아져 책도 두 배 이상 많이 읽었다"고 했다.
주변 여행업 종사자들은 어떻냐는 질문엔 "운영하던 회사를 닫고 막노동이나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도 있고 해외 거주 중인 분들은 '랜선 여행' 같은 콘텐츠로 유튜브 제작에 힘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 작가 경우 여행 대신 다른 취재나 글쓰기 일을 하고 국내 여행서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야' 하는 생각이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됐다"라며 "주변 여행업 종사자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보면서 나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hyunjoo226@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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