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해리스 "北 붕괴 기대선 안돼.. '싱가포르 합의'가 좋은 출발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가 "북한은 최소 몇 년 간 붕괴할 가능성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붕괴에 기대선 안 된다"며 "(북미간 싱가포르 선언은) 대북 문제를 다루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20일 퇴임 직전 가진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게 싱가포르 합의를 조언하고 싶은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인 어머니 때문에 부당한 기억..
그러나 압도적 칭찬에 비하면 작은 부분"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가 "북한은 최소 몇 년 간 붕괴할 가능성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 붕괴에 기대선 안 된다"며 "(북미간 싱가포르 선언은) 대북 문제를 다루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20일 퇴임 직전 가진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게 싱가포르 합의를 조언하고 싶은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다만 “싱가포르 선언을 계승할 지 말지 여부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게 달린 것”이라고 했다.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21일, 2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해리스 전 대사 취임 직전인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항에 합의하는 이른바 ‘싱가포르 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해군 제독으로 40년 간 군에 몸담으면서 미군 태평양사령관(한반도를 포함한 태평양ㆍ인도양 관할)까지 지낸 해리스 전 대사는 매년 3월과 8월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직 군 지휘관으로서 한미연합훈련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과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국방을 튼튼히 한 상태에서 협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훈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나의 견해에 괴리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화재개 요건으로 내건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방어 목적의 훈련”이라면서도 “필요하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의 하나인 쿼드(Quad : 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간 안보 연합체)에 대해 해리스 전 대사는 “쿼드라고 해서 4개국만 있으란 법이 없다.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쿼드라고 콕 집어 말하진 않겠지만, 나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남중국해, 홍콩 이슈에서 중국의 책임을 물을 때, 한국이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며 사실상 동참을 요구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에서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유래된 김치와 짜파구리 만드는 법을 배웠다"며 "김치에 완전히 중독됐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김치의 원조는 중국”이라며 이른바 ‘김치공정’ 논란이 한창인 시점에서 해리스 전 대사가 김치의 원조가 한국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밖에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방탄소년단의 활약 등도 인상이 깊었다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아쉬웠던 순간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일본인 어머니를 뒀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 받았던 나쁜 기억을 곱씹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일본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전 대사는 그의 일본계 혈통과 콧수염이 일제시대 일본 총독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국내 일부 정치인과 국민들의 비난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해리스 전 대사는 “그것은 불공평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한국 국민과 정부, 언론으로부터 받은 압도적인 칭찬에 비하면 작은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신 종주국의 역설' 프랑스인들은 왜 백신을 꺼릴까
- "돈 풀기 주장, 허경영 정당인가"... 野 잠룡들 이재명 공격
- '이용구 폭행 영상' 보고도 못 본 척한 경찰… 검찰 수사 영향은
- “15초 뒤 빨간불로” “50미터 앞 보행자 조심” 똑똑한 내비 나온다
- '사기 친 돈만 430억원'... 해외서 호화생활 50대 중형 선고
- '흙수저 신화' 김동연, 여야 러브콜 왜 마다할까
- 봉하마을 간 박영선 "盧 대통령 그립다... 서울시민에 같은 인사할 것"
- 맞으면서도 주인을 떠날 수 없었던 백구
- 10만개 '짤' 낳은 '샌더스 밈'은 어떻게 탄생했나
- 마약 밀매 연간 77조원… '아시아 마약왕' 10년 만에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