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골프'에 꽂혔다
점유율 25%로 골프존 맹추격
골프장 부지매입도 적극 나서
네이버, 독점 레슨콘텐츠 주력
페이 연계 골프장 예약서 두각
카카오(035720)와 네이버가 고속 성장하고 있는 골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층 유입 등 골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골프존과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 부지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고 네이버는 독점 레슨 콘텐츠와 지도·페이와 연계한 골프장 예약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골프 관련 자회사 카카오VX는 올 1월 기준 스크린골프 매장인 ‘프렌즈 스크린’ 2,100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2월 1,600개에서 2년간 500개 가량이 늘었다. 이 기간 카카오VX의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은 10%대 후반에서 25%내외로 뛰어올랐다.
현재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은 골프존이 60%(4,900개)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VX 25%, SG골프가10%(1,100개)로 뒤를 잇고 있다. 골프존과 SG골프 매장 수가 수년째 답보하는 와중 카카오VX가 입지를 넓히고 있다. 카카오VX 관계자는 “게임 횟수에 따라 과금하는 타사와 달리 센서 당 10만 원의 월 정액료만 받는 정책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주들의 어려움이 많지만 정액료를 할인해주고 있어 이탈률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카카오VX 성장세에 골프존은 소송전까지 벌이며 치열히 경쟁 중이다. 지난 2016년 카카오VX는 골프존의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기술’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은 골프존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는 반대로 골프존이 자사 골프 시뮬레이터 특허를 카카오VX가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 2심에선 지난 19일 카카오VX가 승소했다.
카카오VX는 지난해 11월 ‘가승개발’ 지분 55%를 인수하는 등 골프장 운영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승개발은 넥슨 지주사 NXC가 GS가(家) 3세 경영회사인 승산과 50%씩 공동 투자해 만든 골프장 운영·개발사다. 경기 용인에 부동산 4만 4,000㎡(약 1만 3,000평)가량을 보유 중이다. 사실상 골프장 부지를 인수한 것이다. 카카오VX는 지난 2019년부터 함양 스카이뷰CC를 위탁 운영하며 비대면 자동 체크인, 락커번호 알림톡, 스코어 통계를 제공하는 ‘스마트 골프장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VX는 또 최근 스톤브릿지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한라그룹의 제주 묘산봉관광단지 내 골프장 운영을 맡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한 골프 예약도 현재 회원 수가 137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골프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로인해 카카오VX의 매출은 지난 2018년 300억 원에서 지난 2019년 433억 원으로 44.3% 늘었다.
네이버는 포털 선두주자라는 장점을 살려 플랫폼과 독점 콘텐츠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12월 기존 네이버 골프를 ‘N골프’로 재단장하고 레슨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제공하는 유명 투어·레슨 프로 레슨 영상만 1만 5,000개다. 인터넷 방송처럼 채팅으로 프로와 소통할 수 있는 ‘N 라이브 레슨’도 진행한다. N 라이브 레슨에는 박세리, 안신애 등 유명 선수들이 출연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으로 참여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차별화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생태계와 연계한 예약도 장점이다. 네이버예약으로 일정을 잡으면 네이버페이 추가 적립금이 쌓이는 식이다. 현재 네이버에서 예약할 수 있는 전국 골프장은 270여 개에 달한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골프 사업에 관심을 쏟는 배경엔 가파른 국내 골프 시장 성장세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골프 산업 규모가 2019년 6조 7,000억 원에서 2023년 9조 2,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스크린골프에 젊은 층이 유입되고, 대중제 골프장의 증가로 골프 경험 인구가 늘고 있다”며 “주 52시간제 도입과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여행 제한도 골프 수요 확대를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골프장 예약은 19만 8,000만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 늘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기획부동산의 덫…직원·지인에게 91% 팔아치웠다
- 빅데이터의 힘... '꼬북칩 대란' GS25는 알고 있었다
-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 별세... 무하마드 알리 '유일하게 존경'
- 6월부터 '전월세신고제' 시행... 신규 계약도 '5%' 이상 못 올리나
- AI로 복원한 가수, 진짜 같아진 까닭은? (영상)
- 그알 정인이 방송 '중요한 게 아니다' 실언 맹비난에 김새롬 결국 사과
- 강남 8학군은 아는데…'1학군·9학군'은 어디? [박윤선의 부동산 TMI]
- [단독] 기획부동산의 덫…직원·지인에게 91% 팔아치웠다
- 美, 1조 1,000억 복권 돈벼락 터진 '3억 200만분의 1' 장소는?
- 전세계 단 3,000병 '입수스' 한국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