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토털풋볼] '찰하노글루-메이테' 창조성의 차이, 밀란의 패배 원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26번째 이야기: '찰하노글루-메이테' 창조성의 차이, 밀란의 패배 원인
창조성의 차이가 패배의 원인이였다.
AC 밀란은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9라운드 아탈란타 BC의 경기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올 시즌 세리에 1위에 올라있는 밀란이다. 전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선수들이 부상 및 코로나19, 징계 등으로 차례대로 빠졌지만 그 때마다 이를 팀의 조직력을 메우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팀 축구'를 펼치는 밀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플레이어들은 있다. 5명만 꼽아보자면 센터백 시몬 키예르, 레프트백 테오 에르난데스, 중앙 미드필더 프랭크 케시에, 공격형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글루,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가장 자주 꼽히는 이름일 것이다.
그 중 한 명인 찰하노글루가 이번 아탈란타전에 뛸 수 없었다. 밀란과 아탈란타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를 연고로 하는 지역팀으로. 심하지는 않지만 더비전의 양상을 띄는 팀. 그런 관계가 아니더라도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두 수위권 팀의 맞대결이었다. 밀란 입장에서 아탈란타전 승리가 절실했던 이유이자, 찰하노글루의 부재가 아쉬웠던 이유다.
밀란은 이번 아탈란타전에서 0-3 참패를 당했다.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찰하노글루의 부재로 인한 창조성 결핍 문제가 가장 커 보였다.
사실 올 시즌 밀란에 있어 찰하노글루는 에이스 그 자체다.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 탐욕스러운 모습은 거의 줄었으며, 남다른 창조성으로 공격을 조립한다.
전성기보다 스프린트 횟수가 줄었음에도 그에 못지 않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는 즐라탄의 활약에는 찰하노글루의 뒷공간 패스가 있다. 하파엘 레앙이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할 시 남다른 득점력을 뽐내는 것은 찰하노글루의 오픈 패스가 한 몫한다. 밀란의 공격이 시작되는 곳이면 어디든 찰하노글루가 있다.
그런 찰하노글루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이번 경기에 뛸 수 없었고 피올리 감독은 해결책을 내야 했다. 복수 언론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또 다른 공격형 미드필더 브라임 디아스의 선발을 예상했다. 하지만 피올리 감독의 선택은 수비형 미드필더 수아일로 메이테였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밀란에 합류한 메이테는 중앙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 가능하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장 어울리는 옷이다. 3-5-2를 즐겨 쓰는 전 소속팀인 토리노 FC서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센터백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가장 자주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옷을 입은 메이테의 활약은 저조했다. 피올리 감독의 의도는 공격형 미드필더서도 어느 정도 해주는 메이테의 특성에다 그를 올려쓰면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마테오 페시나에게도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찰하노글루의 창조성이 대체되지 않으면서 밀란은 고구마 같은 경기를 펼쳤다. 상대 뒷공간 혹은 측면으로 공이 배달되지 않으니 즐라탄, 레앙의 파괴력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페시나 역시 자기 몸 건사하기도 바쁜 메이테를 따돌리며 날아다녔다. 결국 3-0 아탈란타의 승리가 만들어졌다.
피올리 감독이 비판이 아닌 비난까지 받을 이유는 없다. 전술적인 실험이라는 것이 잘 되는 때도 있고, 안 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한 경기를 넘겨줘버렸다고 성적으로 비난하기에는 지난 시즌 말부터 UCL 경쟁도 불가능하다던 밀란을 멱살 잡고 끌어오며 올 시즌은 우승 경쟁도 시키고 있는 피올리 감독이다.
다만 이번 경기 메이테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격 기용은 '다분히 전술적인 의미에서' 패착이었다. 찰하노글루의 창조성을 메우지 못하면서 팀이 공격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완패를 안게 됐다.
사진=뉴시스/AP, STN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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