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계산 이수봉' 주인만 4,800명..기획부동산 33곳서 820억 챙겨 [기획부동산의 덫]
매수자 58%가 5060..70대도 5%
24일 서울경제가 금토동 산73번지 등기부등본을 전수 분석한 결과 기획부동산들은 이 땅의 97.5%를 개인들에게 팔아넘겼다. 판매액은 총 973억 8,706만 원에 달한다. 기획부동산의 매입가 153억 6,071만 원을 빼면 820억여 원으로 판매 수익률은 무려 534%다. 평균 판매가는 3.3㎡당 23만 8,000원가량으로 기획부동산 매입가( 3.3㎡당 3만 6,600원)의 6.5배에 달한다.
계약 취소도 79건 있었다. 취소된 계약 금액은 25억 2,316만 원으로 총 판매액의 2.6% 수준이었다. 일부 매수자들이 환불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별로는 우리랜드옥션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토지정보 13건, 코리아경매 9건, 케이비경매법인과 케이비법원경매 각각 7건, 대구케이비경매 6건 순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기획부동산 우리경매 측 수뇌부를 금토동 산73 등 94개 땅을 판매한 데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보다 앞서 우리경매는 다른 토지 4곳 판매에 대해 사기와 불법 다단계 혐의로 실형이 확정됐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매수자는 은퇴 연령인 50~60대가 전체의 55%로 절반이 넘는데 이들은 노후 생활·투자 자금이 묶여 더 열악한 처지에 놓일 소지가 크다”며 “기획부동산이 은퇴 후 노인 빈곤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수자들의 거주지 분포를 보면 기획부동산이 해당 물건이 소재하는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팔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매수자 상당수가 해당 임야와 그 주변 지역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획부동산이나 지인의 말만 믿고 지분을 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박진용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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