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막차 잡으러 새해 '마통' 개설 2배 늘었다
올 들어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이 하루 평균 2000개에 달해 지난해 말보다 2배나 늘어났다. 은행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나는 반면 정부와 은행이 신용대출을 조이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이너스통장이 폭증하고 있다.
2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4~21일 5대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은 총 3만1305건이 집계됐다. 지난해 말 하루 1000건 수준이었던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가 이달에는 하루 2000여 건씩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 또한 한 달도 되지 않아 47조2076억원으로 증가해 전년(46조5310억원)보다 6766억원 늘어났다. 이 같은 배경에는 빚투와 신용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은행 측은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뚫어두려는 사례가 최근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제외한 신용대출은 당국 규제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5대 은행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583억원으로, 지난해(133조6482억원)보다 1조310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 초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들썩이자 당국이 고액 대출을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하면서 급증세가 다소 진정된 분위기다.
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기 기조에 맞춰 최근 은행들은 줄줄이 직장인·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마이너스통장 신규 신청을 중단하는 조치 등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4개 상품의 최고 한도를 5000만원 줄였다. 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당초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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