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현실성 없는 유통산업 규제법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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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3년 11월 신세계가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의 대형 할인점(이마트 창동점)을 열었다.
'질 좋은 물건을 싸게 팔아'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정부는 대형 할인점을 장려했다.
2000년대에 들어 대형마트는 규제의 대상이 됐다.
서울 시내에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봉쇄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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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들어 대형마트는 규제의 대상이 됐다. 당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셔틀버스를 운행했는데 '영세상인을 살린다'는 명분하에 이를 금지시킨 것이다. 하지만 영세상인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수천명의 셔틀버스 기사만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영세상인 살리기'는 핑계일 뿐 대중교통업체들의 민원으로 규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버스나 택시 대신 죄다 자가용을 끌고 나오는 바람에 대형마트 주변에 교통체증만 유발했다.
2010년대에는 '전통시장을 살린다'며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2회 휴무를 강제하기에 이르렀다.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그대로 밀어붙였다. 기대했던 '상생'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형마트 문을 걸어 잠그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었다.
2021년에도 국내 유통산업은 '현실성 없는' 규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지만 정부나 정치권은 아직도 전통시장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먼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다음달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스타필드나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에도 월 2회 휴무를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전통시장 반경 1㎞인 출점 규제지역을 최대 20㎞로 확대하는 법안도 있다. 서울 시내에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봉쇄하겠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반경 2㎞만 해도 서울 전체의 83%가 규제지역으로 묶이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영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역상권 보호를 내세워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사업자에 대해 의무휴업이나 판매품목 제한 등의 규제를 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어설픈 정치권의 간섭은 소비자의 선택권만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미 소비자의 소비 패러다임이 변했다. 대형마트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나 아울렛, 복합쇼핑몰의 대체재가 아니다. 게다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는 마당에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을 규제해봐야 무슨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복합쇼핑몰에도 많은 소상공인이 입점해 있다. 복합쇼핑몰을 규제하면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이 줄고, 고용도 감소할 텐데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지금도 주말이면 인터넷 포털에서 인기를 끄는 검색어 가운데 하나가 '이마트 휴무일'이다. 10년이나 된 규제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은 헷갈린다는 얘기다. 24일도 대형마트가 쉬는 날이었다. 이날 전통시장에는 소비자의 발길이 얼마나 더 늘었을까. 내가 사는 서울 여의도에는 전통시장이 없다. 대형마트가 쉬면 일주일을 기다려 장을 보면 그만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생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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