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公 또 '파산 악몽'.."해외자산 매각, 정답 아니다"
광산 매각·차입금 돌려막기 한계
中 전기차 니켈·코발트 확보 혈안
코로나 이후 광물값 폭등 전망에
"매각 서두르다 제값 못 받아" 지적
24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6년 발행했던 외화채권 만기가 4월에 돌아온다. 광물자원공사가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5억 달러(6,050억 원) 규모 채권에 이자를 더해 총 6,395억 원에 달한다. 반면 당월 기준으로 광물공사의 차입 잔액은 5,953억 원에 불과하다.
광물자원공사는 자체 상환이 불가능하다 보고 해외 투자가를 대상으로 추가 채권을 발행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 광물자원공사의 자본 총계는 2016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본 잠식 규모는 3조 3,650억 원까지 불어나며 자본 잠식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광물자원공사의 신용 등급을 2년 연속 강등해 ‘A1’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 공공 기관의 신용도가 국가신용등급(Aa2)과 동일하게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광물자원공사의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추가 채권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그간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해왔다”며 “문제 시 정부가 책임지는 공공 기관이고 ‘우량 공기업’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되면 재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터라 ‘공수표’만으로는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2018년 광물공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재무 안정성이 높고 업무 관련성이 있는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폐합 방안을 추진했으나 광해공단과 일부 여당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양사의 통합 없이 광물자원공사가 매년 반복되는 파산 우려를 떨쳐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 자산 매각에 대해서는 논란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각국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자원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무조건 해외 자산 매각이 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등을 전략 광물로 규정하고 물량 확보에 혈안이다. 중국의 사재기에 이달 21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 니켈 가격은 톤당 1만 8,370달러로 2019년 9월 이후 처음 톤당 1만 8,000달러대로 진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눈앞에 닥친 부채를 막기 위해 구리나 니켈처럼 미래 산업에 꼭 필요한 광물 생산 기지를 파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매각을 서두르면 제값을 받지 못해 이렇다 할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광물자원공사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가 생산되는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광산 지분 매각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이 거세다. 세계 4대 니켈 광산으로 꼽히는 암바토비 광산이 현재는 손실을 내고 있지만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인 자동차 배터리 산업에 니켈과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바토비 광산은 캐나다 셰릿(지분 12%)과 일본 스미토모상사(47.7%), 한국광물자원공사(33%)·포스코인터내셔널(5.9%)·STX(1.5%)로 이뤄진 한국컨소시엄이 2007년 개발을 시작했다. 매장량은 원광 1억 4,620만 톤이다. 한국컨소시엄은 암바토비 생산량 50%에 대한 처분권도 보유하고 있다. 니켈과 코발트 생산량의 절반을 한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 자원 공기업의 부채를 과감하게 해결하고 자원 확보에 새롭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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