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어피너티 '풋옵션 분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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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사이의 '주식 풋옵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양측이 다투는 핵심 쟁점인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출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어피너티 관계자들을 검찰이 기소하면서다.
신 회장은 풋옵션을 행사한 어피너티의 교보생명 주식(지분율 24%)을 되사줘야 하는데, 딜로이트안진의 평가를 토대로 이들이 제시한 주가(주당 40만9000원)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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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주당 40만원대는 부당"
檢, 교보생명 주장 받아들여
안진회계·IMM PE 등 기소
"신회장 측 유리한 고지" 분석
檢기소가 중재판정 영향 미칠 듯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사이의 ‘주식 풋옵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양측이 다투는 핵심 쟁점인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출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어피너티 관계자들을 검찰이 기소하면서다. 신 회장은 풋옵션을 행사한 어피너티의 교보생명 주식(지분율 24%)을 되사줘야 하는데, 딜로이트안진의 평가를 토대로 이들이 제시한 주가(주당 40만9000원)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검찰의 이번 기소로 국제중재에서 신 회장 측이 유리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안진과 어피너티 등 5명 기소
24일 국제중재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주 딜로이트안진의 임직원 3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딜로이트안진에 교보생명 주가 산출을 맡긴 어피너티, IMM 등 재무적투자자(FI) 관계자 2명도 함께 기소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 관계자는 국내에 머물고 있지 않아 기소중지됐다. 공인회계사법에서는 공인회계사가 직무를 행할 때 고의로 진실을 감춰서는 안 되며 위촉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상 이득을 얻도록 상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는 교보생명이 딜로이트안진의 주가 산정 과정을 문제 삼아 고발한 지 9개월 만에 이뤄졌다. 교보생명이 딜로이트안진을 고발하게 된 배경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어피너티컨소시엄 등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 492만 주를 사들이면서 신 회장에게 교보생명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교보생명이 상장(IPO)기한인 2015년을 넘기자 어피너티는 2018년 풋옵션 행사에 나서 주당 40만9000원을 제출했다. 신 회장 측은 20만원대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할 때 행사일(2018년 10월 23일)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2017년 6월에서 2018년 6월까지 유사 기업들의 평균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저금리 여파 등으로 생명보험사 주가가 2017년 말을 기점으로 하락했는데도 그해 6월을 기점으로 삼아 행사가격을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둘 사이의 분쟁은 2019년 3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법원을 통한 국제중재로 이어졌다.
3월 중재인 청문 예정
국제중재 전문가들은 대체로 검찰의 기소를 신 회장 측의 호재로 평가한다. 글로벌 로펌의 한 국제중재 변호사는 “중재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 있지만 검찰 공소 내용을 고스란히 증거로 채택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형사 재판이 끝날 때까지 중재 연기를 신청해 볼 수 있는 등 신 회장이 확실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 회장이 중재에서 검찰의 기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검사가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해 법정에 제출한 각종 자료를 중재판정부에서 증거로 채택한다면 어피너티컨소시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민사소송에서 확보할 수 없는 증거를 검찰이 쥐고 있다면 중재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확률도 있는 것으로 본다. 어피너티 관계자는 “공소장에 중재에 이미 제출된 자료 외에 새로운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며 “중재절차에서 검찰의 기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얘기다. 신 회장과 어피너티는 오는 3월 중재인 청문을 한다. 청문 이후에는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기가 어렵다. 재판부가 연기 신청을 받아주느냐가 검찰 기소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종서/김채연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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