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줄인 전인지 "슬럼프 끝, 올해는 자신있다"
"스윙 완성도 높이고 비거리 늘어
팬 응원글 덕분에 멘탈도 극복"
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했다. 루키 시즌에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2016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톱스타로서 자리매김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일시적 부진에 빠졌다. 2018년 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서 LPGA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반등은 없었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것도 못한 것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부진이 더 심해진 게 문제였다. 루키 시즌인 2016년 4위였던 상금 순위는 2017년 11위, 2018년 26위, 2019년 67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37위로 다소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투어가 반쪽으로 줄어든 상황에 얻은 결과라 슬럼프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기엔 다소 일렀다.
다행인 것은 작년 여름부터 전체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마지막날 5언더파 67타를 치고 나서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는 게 박원 스윙 코치의 전언이다. 그래서 코로나19 상황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박원 코치와 함께 올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전인지는 "작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유언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나서 소식을 들었다"며 "골프가 뭐라고 나를 그렇게 사랑하고 아껴주셨던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도 못봤다. 그래서 한때 골프가 미워지기도 했다.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힘든 시기에 인스타그램에 한 팬이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라는 글을 올려주셨다. 마음이 힘들지 않으면 골프가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그 덕에 멘탈이 많이 좋아졌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원 코치도 오프 시즌 훈련에 대한 성과가 높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우선 무너진 멘탈 극복에 주력했는데 많이 좋아졌다. 스윙 완성도도 높아졌다. 특히 상하체의 안정된 밸런스를 거리와 파워 쪽으로 연결하는 센스를 터득해 비거리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또 하나 주안점을 둔 것은 그린 플레이 때 조바심을 없애는 것이었다. 전인지는 그동안 결정적 순간에 3퍼트가 많았다. 이것이 좋아진 퍼포먼스를 스코어로 연결하지 못한 원인이 됐다. 박원 코치는 "조바심 때문에 쇼트 퍼트 실수가 많았는데 그 또한 많이 개선됐다. 작년 US여자오픈 때 교체했던 퍼터를 현재 사용하고 있는데 괜찮다"면서 "여러모로 한번에 예전 모습을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올해는 꾸준히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동계 전지훈련의 성과는 올시즌 개막전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인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의 포시즌 골프 앤드 스포츠 클럽 올랜도(파71·6645야드)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총상금 120만 달러) 3라운드에서 4위(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에 자리했다. 단독선두인 재미동포 대니엘 강(28)과는 8타차이다.
역전 우승까지는 다소 버겁더라도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이었던 2019년 10월 BMW레이디스챔피언십 공동 4위 이상의 성적은 기대할만 위치다. 전인지는 개막전을 치르고 나면 골프웨어 화보 촬영차 귀국했다가 설 연휴를 보낸 뒤 출국, 시즌 두번째 대회인 게인브릿지 LPGA에 출전할 계획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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