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실적뿐..빅테크株의 질주, 한번 더?

양병훈 입력 2021. 1. 24. 17:25 수정 2021. 1. 2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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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어닝시즌 개막
美기술주에 주목
4분기 성적표 기대
월가 전망은 극과극
옥석가리기 필수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FT)를 시작으로 미국 기술주 실적 시즌이 개막한다. 최근 월가에서는 “지난해 질주한 기술주가 올해는 조정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고 실제 이들 종목의 연초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넷플릭스(NFLX)는 올 들어 주가가 계속 떨어지다가 실적 발표 후 급등했다.

주요 기술주에 대해 월가 애널리스트 절반 이상은 여전히 긍정적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현재가 대비 최대 20% 가까이 높다. 기술주 중에도 계속 성장할 종목에 ‘핀셋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부터 기술주 실적 발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일정은 26일 마이크로소프트, 27일 테슬라(TSLA) 페이스북(FB) 애플(AAPL), 2월 2일 구글(GOOGL) 아마존(AMZN) 등으로 잡혀 있다. 관심은 넷플릭스처럼 실적이 상승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냐에 쏠린다. 넷플릭스는 지난 19일 전 분기 실적 발표 후 12.64% 급등했다. 신규 가입자 수가 회사 추정치(600만 명)를 한참 웃돈 851만 명이라는 게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주요 기술주 가운데 시장 평균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종목이 많았다. 페이스북(0.49%) 구글(1.08%) 마이크로소프트(1.59%) 애플(4.81%) 등의 상승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나스닥지수 상승률(5.08%)에 못 미쳤다.

각 기업이 전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함께 내놓는 올해 연간 실적 예상치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불확실성이 높아 예상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았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전망치를 내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 해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발표하는 기업은 주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선 ‘신중한 긍정론’ 대두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술주에 대한 월가 전망은 엇갈린다.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악재가 될 것으로 본다. 인프라 건설에 재정을 많이 투입하면 기술주가 소외될 가능성이 크고, 기술주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게 근거다. 케빈 데닌 UBS 연구원은 “투자 분야를 기술주에서 가치주 등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1일 1.144%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술주는 미래 성장 기대치가 주가에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기대이익 할인율이 높아져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블루 웨이브(민주당이 의회 상·하원 동시 장악)’가 확정된 뒤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증세가 이유였다. 증세가 현실화하면 주요 기술주 주당순이익(EPS)이 7%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월가 전체 의견을 집계하면 아직 긍정적인 쪽이 더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을 낸 월가 애널리스트의 90% 이상이 매수를 추천했다. 다른 주요 기술주에 대해서도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70% 이상이 매수 의견을 냈다. 테슬라만 34명 의견이 매수 13명, 중립 11명, 매도 10명으로 비슷하게 엇갈렸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5~7%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BoA는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분야 성장성이 여전이 강하며 경쟁자의 침투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JP모간 기술주분석팀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기술주 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대한 매수를 추천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팀은 “특히 구글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자사의 클라우드 사업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구글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주 옥석 가리기 해야”

월가의 EPS·목표주가 컨센서스를 참고해 종목을 선별하는 ‘차별화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점에서 가장 긍정적인 건 페이스북과 아마존이다. 이들의 지난해 4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 10.4% 증가가 예상된다. 향후 12개월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최근 종가보다 각각 16.85%, 16.84% 높다. 앞으로 실적 개선이 주가에 추가 반영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4분기 EPS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났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가는 목표주가 컨센서스보다 7.69% 낮다. 줄곧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온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41.9%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EPS가 51.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최근 종가 대비 33.61% 낮아 불확실성이 있다는 평가다.

로리 칼바시나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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