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반려동물 코로나 감염..해외선 사자·밍크도 확진
개·고양이부터 사자·밍크 등 다양
동물→사람 전파 가능성 낮아
"확진자, 반려동물과 접촉 피해야"
24일 국내에서 반려동물(고양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 21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 역학조사 과정에서 고양이의 확진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양이는 당시 진주 국제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키우던 어미와 와 새끼 고양이 총 3마리 중 새끼 고양이다.
진주 국제기도원에서는 지난 11일 이곳을 다녀간 방문자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고양이를 키우던 모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으며, 방역당국은 해당 고양이가 이 모녀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한 집단감염 사례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며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며 일상을 함께하고 계신 분들, 생활 속에서 반려동물을 흔히 접하는 많은 국민들께 걱정과 불안을 드릴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방역당국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 반려동물 관리 지침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드물지만 동물의 코로나19 감염 보고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람으로부터 동물로 감염된 사례만이 확인됐으나, 사람이 동물에게 감염되는 추정 사례도 나오는 만큼 보건 당국의 지속적이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동물간 감염 사례는 사자, 퓨마, 밍크까지 다양한 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 정보관리팀이 세계보건동물기구(OIE), 신흥 질병 모니터링 프로그램(ProMED Mail),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 코로나19 감염은 작년 11월 20일 기준 4개 대륙, 19개국에서 발생했다.
종별 보고건수는 개 8개국 52건, 고양이 13개국 72건, 호랑이 1개국 7건, 사자 1개국 3건, 퓨마 1개국 1건 등이다. 밍크의 경우 7개국 321개 농장에서 집단 발생이 보고됐다. 발생 국가로는 아시아 2개국(홍콩·일본), 유럽 11개국(벨기에·러시아·독일·프랑스·스페인·영국·네덜란드·덴마크·이탈리아·스웨덴·그리스), 아메리카 5개국(미국·칠레·브라질·캐나다·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총 19개국이다.
코로나19의 감염경로와 증상은 종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개는 주인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 검사에서 확인된 경우가 많았다 밍크농장의 개는 감염된 밍크로부터의 감염이 추정됐다. 무증상이나 무기력, 호흡곤란, 기침, 코 분비물, 헉헉거림 등이 대표 증상이다. 감염이 확인된 고양이 역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주인과 함께 사는 사례가 많았다. 증상으로는 무증상, 설사, 구토, 호흡곤란, 재채기, 고열, 혀 궤양, 신경학적 징후, 식욕부진 등이 있었다.
호랑이와 사자는 감염된 동물원 직원(사육사)과의 접촉 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마른 기침과 약간의 호흡곤란, 헉헉거림의 증상을 보였다. 퓨마도 감염된 조련사와의 접촉 후 감염됐고, 감염 8주 후 음성판정을 받았다.
밍크는 최대 생산국들 중 하나인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감염사례가 많았다. 증상으로는 콧물과 호흡곤란, 무감각 등이 있으며, 증상 악화로 급사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네덜란드는 작년 5월 19일 코로나19를 감염성 동물 질병으로 공식 지정했다.
미국 CDC는 "코로나가 박쥐 등에서 기인한 것은 알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동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정보가 제한됐지만 현재까지는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염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감염 의심환자나 확진자는 반려동물, 가축을 포함한 동물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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