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대나무 - 이윤(1959~)
2021. 1. 24. 17:1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여태껏 멍했다
위아래 마디마다 슬펐다
오늘 또 쓰라리다 마음에 구멍이 났다
비어서 텅 비어서 제 몸속에 바람을 지닌 너
갈지자 푸른 곡을 붙여
별의별 소리로 울었다
-시집 《혜윰 가는길》(시산맥사) 中
텅 빈 마음에 바람을 들여 울음을 연주하는 게, 그게 대나무였습니다.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는 갈지자 마음에 부는 바람 소리. 텅 빈 마음을 살아내는 동안 마디마다 슬프기도 했겠지요. 울음을 음악으로 바꾸어 자기만의 생을 울리기도 했겠지요. 어떤 날들을 지나온 마음에 어떤 이름 붙인 아름다운 음악이 들리는지, 가만히 내게도 귀 기울여 봅니다.
김민율 시인 (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
▶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 한경 고품격 뉴스레터, 원클릭으로 구독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모두가 주식만 바라볼 때, '1500억 뭉칫돈' 이곳으로 향했다
- "박원순 억울하게 죽어" 친문단체, 朴 피해자 살인죄로 고발 예고
- 해운업계 경쟁 불붙었는데…일본·대만에도 밀리는 한국
- 바이든도 푹 빠졌다…코로나에도 '주가 10배' 급등한 기업
- 카톡으로 돈 버니 달라진 카카오…'일부 유료화' 본격 시동
- 조승우, 안락사 위기 유기견 입양 "지난해 9월부터 문의"
- GS홈쇼핑, 김새롬 발언에 사과 "쇼미더트렌드 잠정중단" [전문]
- '슈돌' 윌벤져스 마음 흔든 누나가 있다? '누난 너무 예뻐'
- 권민아 "사랑받는 방법 고민하다 결국 포기"…12년 전 사진 공개
- "두 자리 띄어앉기 근거가 무엇입니까"…공연·영화계 '호소'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