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분양가통제 무용론' 부상..로또 아파트 등 부작용만 양산

김동은 2021. 1. 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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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체제 도입 목소리 높아져

로또 아파트 양산 등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능이 확 바뀔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와 HUG 등에 따르면 HUG는 내부적으로 고분양가 심사 기준 개편 방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개편안이 완성되면 국토부 등과 논의해 최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편안에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불투명한 심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HUG는 분양할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단지 가운데 입지와 규모 등이 유사한 곳을 '비교 사업장'으로 정한 뒤 비교 사업장의 100~105% 범위에서 분양가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지·규모 등 유사한 곳이 없을 때 어떻게 분양가를 결정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재건축 아파트 단지 조합원들이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분양가가 정해지는 사례가 많았다.

시장에서는 지난 8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서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분양가가 3.3㎡당 5668만원으로 결정되면서 HUG도 더 이상 기존 심사 관행을 고집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HUG가 지난해 7월 제시했던 3.3㎡당 4891만원보다 777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HUG는 분양가 결정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분양금 보증기관일 뿐인데 언제부터인가 분양가를 결정하는 기관으로 변질됐다"며 "HUG는 원래 취지에 맞게 보증 업무에만 집중하고 분양가는 시장이 적정 수준으로 결정하게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까지 HUG는 재건축 조합이나 아파트 시행사가 분양가를 얼마로 결정하든지 보험료만 제대로 내면 보증을 내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가 독점하고 있는 분양가 보증 업무를 다른 기관에도 맡겨서 경쟁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HUG가 분양 보증을 거절했을 때 다른 기관에서 보증을 받으면 돼 HUG도 더 이상 분양가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HUG 관계자는 "고분양가 심사를 하는 것은 입주 시점 시세가 분양가 미만으로 하락했을 때 미입주 사태에 따른 보증 사고 발생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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