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 청약도 수도권에만 몰린다
위례·과천 수십대1 '북적'
창원 아산은 줄줄이 미달
소형보다는 넒은평 선호 뚜렷
"공급가구수 늘리기 의미없어
정부 수요예측 더 정교해져야"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전세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 공급을 서두르고 있지만 수요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몇 만 가구' 식으로 양적 공급에만 집착하면 수요 예측에 실패해 노렸던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24일 주택 분양 업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위례자이 더 시티' 신혼희망타운 청약에는 1만7026건이 접수돼 역대 최대 경쟁률을 세웠다. 올해 진행된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S3블록과 S7블록에도 합해서 1만명 넘게 몰렸다. 반면 충남 아산과 경남 창원은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8~19일 진행된 위례자이 더 시티 신혼희망타운(분양형)은 평균 58.1대1 경쟁률을 보였다. 지금까지 분양한 신혼희망타운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분위기는 뜨거웠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3블록은 365가구 모집에 617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6.9대1을, S7블록은 280가구 모집에 393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4대1을 보였다. 고양시 지축 A2블록은 평균 14.6대1, 고양시 장항 A4·5블록은 각각 3.6대1, 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남 창원 명곡과 충남 아산 탕정지구 등 지방에서 분양한 신혼희망타운은 대부분 주택형에서 미달됐다. 아산 탕정 2-A6블록 신혼희망타운 청약은 340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190명만 들어왔다. 창원 명곡 A-1구역 신혼희망타운도 A1블록 전용 55㎡A는 모집 가구 수를 채웠으나 나머지 면적에서는 미달이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예상됐다고 밝혔다. 선호 지역으로만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입지 때문에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신혼희망타운은 혼인 기간이 7년 이내인 신혼부부 혹은 6세 이하 자녀(태아도 인정)가 있는 한부모 가족에게 공급한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3인 이하·맞벌이·세전 722만원) 이하여야 지원 자격이 있고 입주자 선정 방식은 자녀 수, 무주택 기간, 당해 지역 연속 거주 기간, 청약통장 납입 횟수를 가점화해서 선정한다.
임대주택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전세대책 일환으로 야심 차게 꺼내놓은 전세형 공공임대주택(매입임대)도 경남 창원, 충북 충주, 전남 나주시, 전북 군산시·완주군·익산시, 충남 당진시, 충북 음성군 등에서 미달이 나왔다. 경기도 안성, 여주, 이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공급 가구보다 신청 인원이 부족했다. 반면 서울 등 인기 지역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는 지난 18~20일 전국 2534가구에 대한 공공매입임대주택 청약 신청을 받았다. 전세형 임대주택은 임대료 중 보증금 비중을 최대 80%까지 높여 월세 부담을 최소화한 임대주택이다. 임대료는 시세의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 만 가구를 제공했다'는 예전의 양적 공급 방안으로는 면적과 입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수요자들 입맛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신혼희망타운이 장점이 많지만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전용 40~50㎡ 위주의 면적이 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며 "입지가 정말 좋지 않으면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을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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