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묶인 블록체인 게임 "해외로"
블록체인 게임 출시부터 장벽
해외 1위해도 국내선 접속차단
3월 특금법 시행땐 개선 희망
업계 "가이드라도 제시해줘야"
블록체인 기술을 진흥한다면서도 가상자산에 대해선 날을 세우고 있는 정부 기조 아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뛰어든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로 내몰리는 상황이 최근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게임사가 게임 콘텐츠 안에서 사용자간 아이템 거래를 중개하는 등 직접적인 알선 행위가 없다면, 블록체인 게임도 일반 게임처럼 서비스를 허가하는 등의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게임산업에서도 블록체인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에 '눈독'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정책 기준이 없어 서비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업체들은 국내 사업이 어려운 정책상황 때문에 일단 해외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뒤, 국내 정책 동향에 맞춰 국내 서비스 방침을 결정하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뺀 일반 버전을 국내에 먼저 출시하는 등 고육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의 첫번째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For Wemix)'를 출시한 위메이드트리는 한국을 제외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149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는 사용자가 위믹스 코인을 게임내 토네이도 포인트로 변환해 각종 재화를 구매하거나 이를 다시 코인화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정부에선 게임에 활용되는 가상자산들이 콘텐츠 외부로 나와 현금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기존 게임 심사에서도 게임사가 직접 아이템을 현금할 수 있게 알선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기능이 탑재된 블록체인 게임인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For Klaytn)'은 6개월 이상 게임위 등급분류 심사 과정에 보류돼 있는 상태다.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지난해 9월 블록체인 기술을 들어낸 일반 버전을 우선 출시해 놓고, 향후 블록체인 버전에 대한 심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 스포츠 예측 게임 윈플레이를 신규 출시한 엠게임도 올 하반기 블록체인 기술이 탑재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글로벌 시장에 한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지난 2019년 3월 해외에서 출시된 플레이댑의 '크립토도저'는 전체 이더리움 게임 중 1위를 달성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확보했지만 아직 한국 이용자 접속은 차단돼 있다.
■블록체인 게임, 3월 봄날올까
블록체인 게임 업계에선 오는 3월 시행될 개정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으로 국내 사업 진행이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가상자산 기업에게 사업자 신고 의무를 부과한 개정 특금법이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해 놨기 때문이다.
한 블록체인 게임사 대표는 "개정 특금법은 게임 내에서 획득한 NFT는 가상자산이 아니라고 분류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사용자들이 별도로 NFT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P2P(개인간) NFT 거래소 사업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다른 블록체인 게임 업계 관계자 역시 "개정 특금법과 비슷한 구조인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가상자산법 역시 NFT 등 게임 아이템은 가상자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현재 게임 사용자끼리 게임 아이템을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 아니듯, 블록체인 게임 역시 개발사가 직접 거래를 알선하지 않는 이상 국내 이용자 대상의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정도의 가이드만이라도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정책 가이드라인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 역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가 장기간 계류되면서 업계 측에서도 답답해하고, 국내보단 해외로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사행성 측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금융당국과 국회, 주무부처 등 다수 관계자에 의한 공통의 논의가 선제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게임업계의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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