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라인 통화하며 한미·한일관계 스킨십 늘리는 文정부..같은날 미·일은 'C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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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한미·한일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양국의 안보실장·국방장관이 첫 통화를 하고 강창일 주일대사가 '일왕'대신 '천황폐하'라고 부르는 등 미국·일본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압박과 CVID를 기본으로 하는 미국 정부와는 온도 차가 있는 데다 일본 정부 역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가 남아있어 단기간에 '순풍'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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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한미·한일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양국의 안보실장·국방장관이 첫 통화를 하고 강창일 주일대사가 '일왕'대신 '천황폐하'라고 부르는 등 미국·일본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압박과 CVID를 기본으로 하는 미국 정부와는 온도 차가 있는 데다 일본 정부 역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가 남아있어 단기간에 '순풍'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신임 미국 국방장관은 40여 분간 첫 전화통화를 했다. 지난 23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통화를 한 데 이은 행보로, 서 장관과 서 보좌관은 통화에서 각각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정상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양 정상 간 신뢰관계나 유대관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집권 5년 차에 접어들면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남아있는 남북관계를 최대한 매듭짓겠다는 것이다. 미북 관계가 틀어진 핵심은 '북핵 비핵화'이므로 싱가포르 회담 이후부터 논의를 이어가면 남북미가 조속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이에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맞춰 일본을 대하는 태도도 변하고 있다. 최근 강창일 신임 일본 주재 한국 대사는 일본에 입국한 자리에서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일왕' 대신 '천황'을 언급하면서 "천황 폐하께 신임장을 제정(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간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 시사 등 강경 일변도 대응을 해온 것과 비교된다. 정부는 최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는 "2015년도 위안부 합의가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공식 합의임을 인정한다"며 "일본에 추가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대놨다.
하지만 한미관계와 한일관계에 순풍이 불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경우,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전에 쓰이던 용어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다시 꺼내들었다. 교도 통신은 24일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오스틴 장관과의 첫 전화 직후 북한 핵·탄도미사일 CVID 추진 방침에 의견일치를 이뤘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CVID'에 북한이 거부감을 나타냄에 따라 싱가포르 회담 이후부터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용어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정부 이전으로 회귀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FFVD는 트럼프 정부에서 임시방편에 나온 용어에 가깝다. 유엔 제재 결의안 등에는 모두 'CVID'가 명기돼 있다"며 "우선 트럼프 지우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북한 문제에 있어서 원칙적인 접근을 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이 북핵에 대해 시간을 두고 접근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신 센터장은 한일 관계 역시 "강제징용 배상문제가 남아있어 여전히 갈등이 잠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일본 정부 입장은 '한국 정부가 행동으로 이행하라는 것'인데 우리 정부는 문희상 안인 '1+1+α' 등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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