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이하 '금수저' 주주 150명.. 10억원 이상도 28명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 금액이 10억원 넘는 10세 이하 '금수저' 주주가 2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년 사이 주가 상승으로 주식 가치가 수억 원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상장사 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공시에 나타난 10세 이하 주주는 모두 151명이다. 약 1년 전인 2019년 말(130명)보다 21명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주식 가치는 8억7000만원이다. 평가 금액이 1억원을 넘는 주주는 91명이다. 평가 금액이 10억원이 넘는 주주는 28명이다.

이들 '어린 주주' 대부분은 가족과 친척들로부터 증여 받았다. 상속 받은 경우도 있었다.

반도체 소재업체인 솔브레인 홀딩스 정지완 회장의 손녀 정모양(8)이 보유 금액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6월 정 양은 아버지 지분(2.41%)를 상속받았다. 보유 지분 가치는 602억원이다. 정 양은 유일하게 10세 이하 주주로 1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정 양을 제외하면 10세 이하 주주 1인당 평균 보유 금액은 4억7600만원이다. 이어 하나제약 일가의 강모양(10)과 박모군(10)이 각각 32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10세 이하 '금수저' 주주로는 58명이 추가됐다. 전체의 30%가 넘는다. 태어난지 1년도 안된 경우도 3명이나 있었다.

한일철강 엄정헌 회장의 손자는 태어나자마자 회사 지분의 2.91%를 증여받았다. 평가금액은 17억8500만원이다.

2차 전지 관련 업체인 엘앤에프의 허모군(7)은 지난 2019년 말 3억3000만원에서 13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엘앤에프는 LG그룹 공동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인 허제홍씨가 대표로 있는 범GS가다.

수소차 부품 업체인 상아프론테크의 김모군(7)도 3억9000만원에서 9억원(227%)이 증가한 12억9000만원이 됐다. 이 기간 상아프론테크 주가는 1만5250원에서 4만9900원으로 급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을 손자나 손녀에게 증여할 경우 자식에서 증여할 때보다 이중 과세를 피할 수 있다"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3세에게 주식을 증여한 사례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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