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 9개 구단 주장..투수는 줄고, 포수는 늘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1. 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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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시즌에 이어 연임된 KBO 리그 주장들. 왼쪽부터 LG 김현수, NC 양의지, 삼성 박해민.스포츠경향DB·연합뉴스


스프링캠프까지 이제 일주일, KBO 리그 10개 구단이 본격적인 2021시즌 채비에 한창이다. 구단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것이 단장이고, 그라운드 위 선수들을 이끄는 것이 감독이라면 선수단 안으로부터 응집력의 중심이 되는 것은 주장이다. 10개 구단은 24일 현재 두산을 제외한 9개팀이 모두 올시즌 주장을 선임하고 중책을 맡겼다. 두산은 포수 박세혁의 선임이 유력하다.

9팀 중 지난 시즌 주장이 연임된 팀은 셋이다. ‘디펜딩 챔피언’ NC는 지난 시즌 우승의 핵심 양의지에게 다시 주장을 맡겼고, 삼성도 외야수 박해민이 주장을 맡았다. LG 역시 지난 시즌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이끌었던 김현수가 다시 주장을 맡았다.

SK는 이재원이 중임됐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이재원은 지난해는 선배 최정에게 잠시 자리를 양보했다가 다시 자리를 채웠다. 나머지는 신임 주장이다. 특히 한화의 노수광은 지난해 SK에서 팀을 옮겨온 이적생 출신이지만 일찍부터 덕망을 인정받아 새 시즌 주장이 됐다.

대부분 주장은 선수단의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자연스럽게 한 명이 추대되고 모두가 동의하면서 선임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KIA 나지완처럼 맷 윌리엄스 감독의 임명으로 뽑히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감독 등이 지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확실히 최근에는 선수단 자체의 의견이 더욱 반영되는 편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 선임된 KBO 리그 주장들. 왼쪽부터 롯데 전준우, KIA 나지완, 한화 노수광.스포츠경향DB·연합뉴스


올시즌 주장들의 특징은 포지션에서의 변화다. 투수가 없어지고 포수가 늘어났다. 지난해 KBO 리그에는 두 명의 투수 주장이 있었다. 키움은 김상수가 자리를 맡았고, KIA는 양현종이 주인공이었다. 일반적으로 주장은 투수조에 나오긴 쉽지 않다. 일단 선발의 경우는 자신의 로테이션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해 선수단을 살필 여력이 적고, 중간계투의 경우에도 불펜을 자주 오가다보니 더그아웃 상황을 알기 쉽지 않다. 키움은 김상수가 주장이었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는 박병호가 주도했다. 결국 박병호는 그 공을 인정받아 올시즌 주장이 됐다.

NC 양의지와 SK 이재원 그리고 두산의 주장이 유력한 박세혁은 모두 포수다. 포수는 원래부터 야수들을 지휘하고 투수들을 돌보기 때문에 선수단 가교역할을 하기 쉬운 위치다. 안 그래도 많은 포수의 업무에 주장의 중책까지 얹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NC가 양의지의 리더십으로 강팀으로 거듭나자 올시즌에는 포수 주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나이는 모두 30대 이상이다. 9개 구단 가장 어린 박해민이나 노수광도 1990년생이다. 보통 최고참은 선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기본 10년 이상의 연차에 팀의 핵심전력 중 하나가 맡는 경우가 많다. 주장은 생각보다 하는 일이 많다보니 주장을 맡으면 개인성적이 떨어지는 징크스도 있다. 실제 롯데의 경우 2019년 주장 손아섭과 지난해 주장 민병헌이 모두 부침을 겪었으며 키움 김상수, 한화 이용규는 팀을 떠나는 상황을 맞고 말았다.

그래서 새 시즌을 앞둔 주장들의 각오는 더욱 다부질 수밖에 없다. 롯데의 새 주장 전준우는 “주장을 맡고 성적이 좋았던 선수들도 많다”며 “때마침 부진했던 시기에 주장을 맡는 경우가 있어 사례들이 부각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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