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장수들 사이에 선 듯..조선왕조 열병식

노형석 2021. 1. 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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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은 요즘 주목받는 시사 용어다.

조선시대 열병식은 어땠을까? 지난 19일 재개관한 국립고궁박물관이 기획전시실에 내놓은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은 지금과 많이 달랐던 조선왕조 열병식의 이모저모를 알려준다.

전시를 보고 나면 조선이 마냥 국방에 허술한 나라가 아니었고 치밀한 군사 관리 체계로 500년 왕조를 지탱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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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군사의례 특별전']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 한가운데 놓인 특제 갑옷 진열장들. 독일 박물관에서 빌려온 조선시대 장수와 병사들의 갑옷과 투구가 ‘대열의’ 등의 열병식 군사의례와 무예 장면을 담은 동영상 화면을 배경으로 선보이고 있다.

‘열병식’은 요즘 주목받는 시사 용어다. 북한 정권이 지난 수년간 기념일마다 벌여온 핵미사일 퍼레이드의 시각적 충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원래 지휘관이 정렬한 병사들 앞을 지나가면서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의식을 뜻했지만, 지금은 북한처럼 지도자들 앞에서 첨단 무기를 실은 차량과 병사들이 줄줄이 행진하며 무력을 과시하는 선전행사로 바뀌고 있다.

조선시대 열병식은 어땠을까? 지난 19일 재개관한 국립고궁박물관이 기획전시실에 내놓은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은 지금과 많이 달랐던 조선왕조 열병식의 이모저모를 알려준다. 고갱이는 당대 최고의 군사의례로 종묘제례와 같은 격식으로 거행된 ‘대열의’ 관련 자료들이다. 대열의는 열병식과 군사훈련을 겸한 군례였다. 임금도 갑옷으로 무장한 채 직접 지휘했고, 열병한 군사들을 두 패로 갈라 실전에 가까운 전투 연습을 실행한 뒤 잘하고 못한 병사를 가려 상벌을 주었다.

열병식 장소가 조선 초기 독립문 자리인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모화관이었다가, 조선 중기 이후에는 지금의 노량진 백사장에서 주로 펼쳐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전시실 중앙의 갑주 중 일부는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과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로 국내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왕을 상징하는 용무늬가 엇갈리는 ‘교룡기’ 등의 크고 작은 신호용 깃발들과 호랑이가 엎드린 모양의 호준포, 신호용 악기인 나발 등 열병식과 작전상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군사 용구들도 나왔다. 전시를 보고 나면 조선이 마냥 국방에 허술한 나라가 아니었고 치밀한 군사 관리 체계로 500년 왕조를 지탱했음을 알게 된다. 3월1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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