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덤, 美'바이든 탄핵' 해시태그 왜? [스경X이슈]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1. 2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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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일부 K팝 팬덤은 #ImpeachBidenNow(바이든 탄핵 해시태그)를 사용해 K팝 영상이나 사진을 마구 올려 트럼프 지지자들의 여론 형성을 무력화시켰다. 사진 SNS


K팝, Z세대 저항의식 상징되나?

글로벌 인기 K팝이 정치 사회적 이슈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촉발된 ‘바이든 탄핵 운동’에 저항하기 위해 K팝 팬덤이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가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ImpeachBidenNow(바이든 탄핵)를 게재하며 여론을 형성하자 일부 K팝 팬덤은 이 해시태그를 사용해 K팝 영상이나 사진을 마구 올려 해당 해시태그를 무력화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위터에 #ImpeachBidenNow를 검색하면 K팝 사진과 영상이 대량으로 나오며 바이든 탄핵을 요구하는 실제 피드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 다수의 매체들은 K팝 팬덤의 ‘해시태그 납치’ 현상을 흥미롭게 다뤘다. 美매체 허프포스트는 “지난 11월초 K팝 슈퍼그룹 BTS의 팬들은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서포터즈가 연임 관련 해시태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4Moreyears(4년 더)를 선점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매체는 “‘해시태그 납치’가 개인이나 집단의 목적을 위해 현대적 통신을 얼마나 현명하게 이용하는지 알 수 있는 적합한 예”라고 평했다.

다수의 美매체들은 K팝 팬들이 바이든 탄핵 해시태그 #ImpeachBidenNow를 납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홈페이지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스포츠경향에 “K팝이 비영어권, 비서구권 음악이다보니 동아시아 밖에서는 비주류, 서브 컬처 즉 저항적 문화 장르로 인색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번 ‘탄핵 해시태그’ 현상에 대해서 그는 “K팝 팬덤 사이에 일어난 반트럼프 운동은 MZ세대(1980년생 이후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친 세대)의 정치적 지향점과 연결할 수 있다. 이들은 환경, 소수자·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고 트럼프는 이런 이슈들에 정치적 대척점을 갖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이렇다보니 비주류 K팝을 수단으로 활용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팝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영향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흑인 인권 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에 대해 찬성하는 이들은 글로벌 영향력이 큰 K팝 아이돌에게 공개 지지와 기부를 요구했다. K팝 글로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영향력을 이용해 인종차별, 젠더 이슈, 정치 부패, 환경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공유하며 대중들에게 문제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왔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박선민 겸임교수는 K팝 팬덤의 사회적 목소리는 ‘K팝 서사와 커뮤니티의 힘’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박 교수는 “K팝의 서사는 섹스ㆍ마약ㆍ폭력과 밀접한 기존 팝과 달리 BTS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건전한 자기성찰과 고뇌ㆍ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다. 이는 건전한 비판 의식을 불러왔고 이들은 거대해진 커뮤니티로 불합리한 시대에 대한 저항 정신을 표출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를 두고 60년대 냉전시대 비틀스를 중심으로 한 팬덤의 성향과 궤를 같이 하나, K팝은 더 큰 확장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K팝 팬덤은 이전 세대가 갖지 못한 두 가지, 소통창구와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로 절대적 힘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의 팝 팬덤과 차원이 다른 K팝의 다인종, 다민족 팬덤은 전(全) 지구적 저항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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