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NBA] 왜 제임스 하든은 11년째 수염을 '재배'중일까?

이영빈 기자 2021. 1. 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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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하든이 17일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 수염을 휘날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 프로농구(NBA) 제임스 하든(32·브루클린 네츠)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놀란다. “저게 다 수염이야?”

하든의 수염은 2010년쯤 자리를 잡았다. 설익은 신인에서 프로 2년차로 기량을 발전시키던 때였다. 수염을 기른 선수는 많았지만, 하든처럼 하관이 안 보일만큼 ‘산타 클로스 수염’을 기른 선수는 거의 최초였다. 3년차 ‘올해의 식스맨’ 상 수상을 넘어 옮긴 팀 휴스턴 로키츠에서 평균 25득점을 넣으며 리그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한 2014년, 하든의 수염은 ‘저렇게 길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자라 있었다.

워낙 무성하게 자라나 ‘재배'라는 표현이 더 잘어울리는 하든의 수염. 그 이유에는 크게 세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는 게으름. 대학시절 하든을 옆에서 지켜봐왔다던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한 관계자는 “아마 자르기 귀찮아서 놔뒀다가 인기가 좋으니 계속 기르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든은 문신을 하거나 피어싱을 하지 않는다”며 ‘멋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고딩' 시절 수염 없는 제임스 하든.

둘째는 외모 가꾸기. 첫째와는 상반되는 이 가설은 현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어오른다. 수염을 기르지 않은 고등학교 시절을 보고 한 현지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는 “가녀린 모습에 콤플렉스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네티즌들의 ‘오지랖’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하든의 어머니도 그 가설에 어느정도 동의했다. 현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교 때 다른 아이들처럼 성숙해 보이고 싶어서 기르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운동 선수 특유의 ‘징크스’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선수 중 상당수는 일상에서 강박을 가지고 있다. 한 끗 차이로 성과가 갈리는 ‘고수’들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한 선수가 전날 경기 시작 전 물을 두모금 마셨더니 30득점을 했는데, 물을 한모금 마셨던 오늘 경기에서는 5득점을 했다. 이 선수는 물을 한모금 마시는 날에는 괜히 꺼림칙해져 앞으로 경기 시작 전 물 두모금을 마시고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3점슛의 대가’ 레이 알렌이, 국내에서는 서장훈 전 남자농구 국가대표 선수가 유명하다.

제임스 하든도 본격적으로 수염을 기른 2~3년차 시절부터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리고 수염이 자리잡자 본인도 휴스턴 로키츠에서 자리를 잡고 거액의 연봉을 안았다. 수염이 하든의 징크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는 ‘하든이 수염을 자른다면'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하든은 이에 대해 2018년 2월 미국 매체 링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1000만달러(약110억원)를 준다면 자르겠다”며 “수염은 바로 자라니까”라며 웃었다. 본인 만큼이나 인기 많은 수염이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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