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K' PD를 가장 놀라게 한 출연 가수의 말
[손화신 기자]
▲ SBS 다큐음악쇼 <아카이브K> |
ⓒ SBS |
그렇다고 흥과 웃음이 부족한 건 아니다. 전설의 가수들과 후배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와 영상, 토크가 어우러져 '다큐음악쇼'를 펼치는데, 편히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문세부터 방탄소년단(BTS)까지, 또한 발라드부터 댄스음악까지 총 7개의 주제를 10회에 걸쳐 담아낸 <아카이브K>의 김영욱 CP를 지난 20일 오전 유선으로 인터뷰했다.
▲ SBS 다큐음악쇼 <아카이브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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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년 반이란 긴 시간동안 가요사를 정리한 기사나 책, 논문 등 남아 있는 문헌들을 거의 다 뒤져보며 공부했고, 그 안에서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가 알고 음악을 들으면 더 맛있게 들릴 것 같다' 싶은 헤드라인 7개를 선정했다. 그렇게 <아카이브K>가 탄생했다.
"기록으로 남긴다는 걸 겉으로 표명했기 때문에 팩트체크하는 데 굉장히 스트레스가 많다. 현존하는 아카이브 자체가 탄탄하지 않아서 자꾸 틀리는 게 나온다. 그러면 해당 가수나 관계자가 직접 연락을 해 와서 '1994년이 아니라 1995년입니다'라는 식으로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매 순간 팩트체크를 하는 게 사실 보통 일이 아니다."
김 CP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태도가 꽤 진심이라는 것이다. "기록으로 남긴다고 하셨으니 그럼 팩트를 바로 잡아주세요"하고 요청하는 걸 보면 일종의 책임감을 제작진뿐이 아니라 시청자, 가요관계자들이 모두 갖고 있단 걸 알 수 있는 것.
이들은 가요 역사를 담은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시청자를 찾는 일도 함께 하고 있는데 "자료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모든 것이 온라인상에서 아카이빙 되고 있는데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자료를 받을 것이며 아카이브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그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기에 조바심을 내면 안 될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쌓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수와 작곡가 등의 인터뷰가 방송에 짧게 짧게 나오는데, 실은 한 사람당 2시간 30분 정도 인터뷰를 한다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인터뷰이에게 엄청난 양의 세세한 질문을 하고 그것을 다 아카이빙하고 있는데, 나중엔 시청자들도 열람할 수 있도록 정리해서 일부를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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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게시판에 '이승철은 왜 안 나오느냐' 등등 항의글이 많은데, 이번에 방송으로 꾸린 건 한국형 발라드 편이었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땐 록발라드를 다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승철뿐 아니라 김경호, 박완규 등 중요한 인물들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담론이 다르다."
만일 시즌2가 제작된다면 새롭게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을까. 이 물음에 김CP는 트로트, 힙합 등의 장르와 디바의 계보에 관한 관심을 표했다. 이어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가창력이 뛰어난 사람의 기준이 시대별로 바뀌는데, 가령 이선희와 아이유의 가창패턴은 다르잖나. 우리 인식이 왜 바뀌는지 그것도 다뤄보면 재밌을 것 같다"며 품고 있던 아이디어를 풀어놓았다.
프로그램의 연출자 입장을 떠나 한 명의 음악팬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그는 "아직 방송이 나가지는 않았는데 대학로 소극장 학전 편에서 양희은 선생님이 마지막 무대를 해주셨다"며 "데뷔 때 불러보고 40년 만에 처음 불러본다고 하시며 노래한 게 있는데 그게 가장 뭉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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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쓴 사람이 가장 갈급한 거다. 그런 절실함들이 대중음악 발전을 조금씩 이룬 것이다. 위대한 역사에 내가 족적을 남기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가지고 한 게 아니라, 사실은 생업과 자기의 직업으로서 먹고 살려고 열심히 했을 뿐인 거잖나. 그 결과의 끝에 이뤄진 것들을 시간이 흐르고 나서 달아보면 그 안에 가치 있는 것들이 역사로 남는 거더라.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한 사람이 변곡점을 만들었단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한 번 더 고민하고, 트렌드를 읽어내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 사람들이 결국 그런 변화들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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