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비게이션 독립 선언

이동인 2021. 1. 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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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기술적용· 비식별화 정보 저장
카인포테인먼트 넘어 자율주행도 넘보나

네이버가 네비게이션의 약관을 변경하면서 기존에 이용했던 현대엠엔소프트 기술을 쓰지 않고 자사의 기술을 쓰기로 했다. 네이버가 3차원(D) 초정밀 도로 지도와 실내 고정밀 지도 등을 빠르게 구축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위한 독자적 기술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내비게이션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내달 16일부터 자사의 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한 내비게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변경에 따라 기존 현대엠엔소프트에 저장되던 정보도 네이버가 직접 저장하게 된다. 이같은 변경에 따라 네이버의 내비게이션 이용자의 비식별화된 정보로 내비게이션 기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이용되는 전자지도는 빠른 길 탐색 등 경로안내의 정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어느 한 교차로지점의 좌회전금지 정보 하나만 입력되어 있지 않더라도 수 킬로미터를 돌아가는 길을 안내할 수 있다. 이같은 지도와 위치추적기술의 중요성 때문에 국토지리정보원은 5년 주기로 지도 데이터를 갱신하고 최신지도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전자지도 제작업체는 직접 현장조사를 통해 일일이 변경하는 작업을 거친다.

네이버 관계자는 "궤도 추적 등에 쓰이는 기술을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한 약관 변경"이라며 "개인정보 등은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네이버랩스와 케이티 맵퍼스 등에 단말기를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제공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11월말 네이버가 현대자동차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휴·협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이같은 독자적 움직임을 보인데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네이버가 카인포테인먼트나 커넥티드카 진출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우선 차량 디지털 키와 네이버 아이디(ID)를 연동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네이버 알림을 통해 주행정보와 연동된 정비 알림을 받고, 네이버맵으로 정확한 주차 위치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원격시동을 걸면 차에 타자마자 음원 플랫폼 '바이브'에서 인공지능(AI) 추천 음악이 나오는 상황도 가능해진다. 차량 뒷자석 모니터에서 네이버 웹툰, 웹소설, 네이버TV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는 장면도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페이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네이버는 지도와 상점을 결합해 예약·결제를 해주는 '네이버 플레이스'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맛집 추천 '뭐 먹을까' 서비스도 곧 출시한다. 이런 서비스들과 자동차를 연동하면 검색·길안내·예약·주문·결제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다.

여기에다 서울시 전역의 3D 정밀지도를 제작하고 자율주행과 무인로봇,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네이버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스타트업팩토리와 현대차그룹 제로원이 지난 2017년 투자한 모빌테크가 CES2021에서 혁신상을 받고 최근 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를 받기도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최근 물밑에서 모빌리티 역량을 키워왔는데 이번 현대·기아차와의 협업도 하고 독자적 기술력을 선보여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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