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오늘도 걷는다 희망 뚜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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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충북 옥천군 군북면 사무소를 출발한 김진숙 희망 뚜벅이 행진은 차도를 따라 두 줄로 걷는 참가자들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은 군북면사무소를 출발해 대전역까지 13㎞를 걷는 여정이었다.
이날 오후 대전역에서 21일차 희망 뚜벅이들의 행진을 마무리하며 김 지도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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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 연대하는 다양한 사업장 노동자들의 사연
23일 오전 충북 옥천군 군북면 사무소를 출발한 김진숙 희망 뚜벅이 행진은 차도를 따라 두 줄로 걷는 참가자들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지도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복직 없이 정년퇴임 없다'라며 청와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첫날 3명이서 시작했던 행진의 길동무들은 점차 늘어나 어떤 날은 십여 명, 주말 같은 경우에는 수십 명이 모여 함께 걷기도 했다.
이날은 군북면사무소를 출발해 대전역까지 13㎞를 걷는 여정이었다. 노조원의 90%가 해고된 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 동료들과 회사의 일방적인 공장 폐업으로 해고된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동료들은 희망 뚜벅이를 계속 함께하고 있다. 각기 다른 색깔이 몸조끼들이 얼마나 다양한 노동자들이 함께 걷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김 지도가 대전을 지나신다기에 같이 걸으러 나왔다”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저희 파업할 때 와주셨어요.”라고 말하는 세종호텔 노조원, 주말 맞아 저 멀리 평택에서 함께 걷기 위해 온 쌍용차 노동자들까지…. 김 지도위원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함께 규탄하고 서로 위로하며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다.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만난 이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다. 김 지도위원은 주저 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고 답한다. 지난해 말 물었을 때와 같은 대답이다. 설명을 이어가던 중에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이야기가 나왔다. “며칠 전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오셨어요. 내복에 손수 쓴 편지에 바리바리 들고 오셔서 주시고 함께 걸었어요. 나보다 앞장서서 ‘김진숙 복직’이 쓰인 깃발을 들고 힘겨워 하셨지만 끝까지 걸으시더라고. 뒤로 쳐질까 봐 제일 선두로 걷는지 알았는데, 나중에 하시는 말씀이 일등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면 왠지 자신들의 복직도 될 거 같았다고…. 그 대답에 울컥했어요.”
이날 오후 대전역에서 21일차 희망 뚜벅이들의 행진을 마무리하며 김 지도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해고노동자들이 함께 길을 걸었는데요. 가다보면 또 답이 나오겠죠. 내일도 열심히 걸어봅시다. 투쟁! (투쟁!) 고맙습니다.”
행진 가장 선두에 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뒷모습을 따라 가는듯, 혹은 뒤에서 밀어주 듯 그들은 지금도 함께 걷고 있다.
대전/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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