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맞수' LG생활건강-아모레, 격차 더 벌어질 듯 '실적 발표 앞두고 희비 교차'
화장품 회사들의 실적 발표 시기가 다가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저조한 실적이 예상돼 양사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LG생활건강에 대한 지난해 매출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보다 2.05% 증가한 7조8428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4.25% 증가한 1조2264억 원, 당기순이익은 6.27% 늘어난 8376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만 떼어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한 2조927억 원으로 추정되고, 영업이익은 8.62% 늘어난 2618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지난해 3분기의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4% 성장한 2조706억 원, 영업이익이 5.1% 증가한 327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 여파에도 LG생활건강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 화장품 매출이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1분기 중국에서 일시적으로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곧바로 반등에 나섰다. 매출 증가율이 2분기 18%, 3분기 22%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 50%에 육박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진행한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LG생활건강의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등 6개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전년 축제 때보다 174% 급증했다. 금액으로도 역대 최대인 15억5000만 위안(한화 약 26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지 럭셔리 마켓에서 에스티로더와 랑콤에 이어 화장품 브랜드 매출 3위의 성적이다.
LG생활건강은 오는 2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 전망치가 전년보다 20.66% 줄어든 4조4272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63.04% 급감한 1581억 원 선에 그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2017년 5964억 원, 2018년 4820억 원, 2019년 4278억 원으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532억 원과 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4%와 88.07% 하락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발생한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지만, 중저가 오프라인 위주로 국내외 전략을 펼치면서 면세점과 로드숍에만 의존하는 등 유통채널을 다변화하지 못한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디지털화와 럭셔리 제품 수요 증가에 빨리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 의존도가 높고, 중저가 브랜드 경쟁이 심화된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강도 높은 사업재편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내세운 변화의 양대 축은 전사적인 조직 개편과 디지털 전환이다.
조직 개편의 핵심은 럭셔리 사업부에 묶여있던 설화수와 라네즈를 별도 유닛으로 분리해 사장 직속으로 편입시킨 것. 개별 브랜드를 유닛으로 독립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마케팅과 영업의 독립성과 권한이 높아질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의 경우 소비 구매처가 빠르게 변화되는 만큼 이커머스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 판매를 통해 보다 많은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4분기 국내에서 면세점 내 대형 거래처를 확대하며 3분기 대비 회복세를 확고히 했다"며 "핵심 브랜드 중심의 조직 재구성과 브랜드 가치 회복 노력, 전사 구조조정 등으로 올해 기업가치 회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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