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거짓말로 준비하는 이별..영화 '페어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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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파란을 일으킨 아시안은 봉준호 감독만은 아니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룰루 왕 감독의 영화 '페어웰'은 '기생충'이 최우수 국제영화상을 받은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최고 장편 영화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 세계 33관왕을 기록했다.
왕 감독은 첫 장편 영화 작업 중 할머니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첫 영화를 완성하기도 전에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영화 '페어웰'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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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파란을 일으킨 아시안은 봉준호 감독만은 아니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룰루 왕 감독의 영화 '페어웰'은 '기생충'이 최우수 국제영화상을 받은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최고 장편 영화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 세계 33관왕을 기록했다.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배우 아콰피나 역시 골든 글로브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페어웰'은 아시아계 이민자인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와 여러모로 닮은 꼴이기도 하다.
영화는 '실제 거짓말에 기반한 이야기'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왕 감독은 첫 장편 영화 작업 중 할머니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첫 영화를 완성하기도 전에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영화 '페어웰'을 기획했다.
어릴 적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 사는 빌리(아콰피나)는 종종 중국에 있는 할머니(자오 슈젠)와 통화를 할 만큼 각별한 사이다. 하지만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있는 할머니도, 집세가 밀리고 아티스트로서 자리 잡지 못한 빌리도 모두 잘 지낸다고, 괜찮다고 거짓말을 한다.
어느 날 표정이 어두운 아버지에게 캐물어 들은 이야기는 할머니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외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할머니를 보러 가는 핑계를 만들기 위해 사촌이 가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는 것.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숨기기로 했기에 할머니와 각별한 사이인 빌리는 오지 못하도록 하지만, 뒤늦게 중국에 도착한 빌리는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옳은 일인지 고민하며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에 정리할 게 있을지도 모르고,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빌리의 말에 가족들은 물론, 의사까지 '중국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한다', '할머니도 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그렇게 했다'며 만류한다.
영화는 중국의 가족 문화와 이민자 가정이 겪는 정체성의 문제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모두가 동참한 착한 거짓말로 슬픔과 눈물을 꾹꾹 누르지만, 엔딩 이후의 깜짝 반전으로 안도의 한숨과 미소를 선사하기도 한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아콰피나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보여준 통통 튀는 개성 대신, 할머니와 누구보다 끈끈한 애정을 나누는 사려 깊은 빌리 역에 그대로 젖어 들었다.
왕 감독은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닌 왕 감독 할머니의 고향인 지린성 창춘에서, 실제 사촌이 결혼식을 올린 연회장과 할아버지가 묻힌 묘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또 좌우로 넓은 광각 렌즈와 중국에서 흔히 쓰는 형광등 조명 아래 모든 가족의 모습을 한 화면에 담으며 현실성을 더하고, 전문 배우가 아닌 감독의 실제 이모할머니를 이모할머니 역에 캐스팅하면서 진정성을 불어 넣었다.
2월 4일 개봉.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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