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농튜브'.. 농촌 생활의 재미와 꿀팁 여기 다 있다
농촌을 배경으로 농사짓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농튜브'(농사와 유튜브의 합성어)의 인기가 갈수록 늘고 있다.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Google)은 농튜브의 인기에 주목하며 지난해 10월 국내 인기 농튜버들을 초대해 온라인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앞서 7월에는 닐 모한 구글 부사장이 "한국에서 농업 관련 상위 20개 채널의 조회수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는 "농튜브는 소소한 일상 생활과 농산물을 키우는 노하우를 진솔하게 보여준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한다. "농촌이나 농업과 관련된 경험을 하기 어려운 도시민들에게는 '신선한 콘텐츠'로 여겨지고,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농튜버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복잡한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소다.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인기 농튜브 채널은 60대 유튜버 안성덕씨의 채널 '성호육묘장'이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국내 인플루언서들을 다각도로 평가해 랭킹화한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 김아미 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에 개설된 이 채널의 현재 구독자 수는 34만 명으로 최근 1년간 약 15만 명이 증가했고 누적 조회 수는 약 1억 회에 달한다. '두더지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와 잡는 방법, 땅 파는 장면'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해당 채널에는, 고추·배추·양파 등 각종 농작물의 재배 노하우 함께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동물·곤충의 관찰 영상이 올라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귀농 10년차 손보달 씨가 영농일기를 작성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솔바위농원'도 본격적으로 채널을 운영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빠르게 구독자 18만 명을 확보했다. '페트병으로 간단히 고추 삭혀 맛있게 먹는 법', '장마 전 고구마 순 관리 이것만 잘해도 두 배 수확 꿀팁' 등 농사 노하우와 관련된 인기 영상은 각각 조회 수만 144만 회, 132만 회에 이른다. '새까맣게 탄 냄비 닦는 법', '가장 기본적인 대추나무 가지치기 방법' 등 농촌 생활과 관련된 '꿀팁' 영상들도 인기다.
'젊은 농튜버'들도 강세다. 23만 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채널 '프응TV' 운영자 김국연 씨는 부산에서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이다. 첫 영상으로 올린 '트랩에 들어온 말벌 300마리 토치로 한방에 죽이기'가 730만 회 이상 시청되며 큰 인기를 끌어 지난 1년간2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꿀 채취법, 말벌 퇴치법, 꿀벌의 생리 등 양봉업과 관련된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이 주로 게재되지만 농사 노하우, 농촌의 일상과 음식 등 다양한 콘텐츠도 찾아볼 수 있다.
귀농 3년 차인 90년생 동갑내기 부부 박우주·유지현 씨가 운영하는 농촌생활 채널 '청양농부참동TV'도 개설한지 1년만에 구독자 3만 명 이상, 누적 조회 수 465만 회를 기록하며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골 빈집 구하기', '조립식 창고 만들기' 등 초보 귀농인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전할 뿐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나는 고추, 마들 등 농작물 재배법도 소개한다.
이외 '대농을 꿈꾸는 소년 농부'로 유명한 19살 한태웅 군이 운영하는 채널 '태웅이네'는 경기도 안성시 농촌에서의 생활과 농업의 현실을 알려주며 12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국내 1호 농튜버로 불리는 20대 청년 오창언 씨의 '버라이어티 파머' 채널도 10~20대를 타겟으로 강원 인제군에서의 생활과 농사법을 소개해 2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농튜버들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진짜 농촌의 일상을 보여주며 농촌이 따분한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농업의 과정을 낱낱이 보여주며 노하우를 나누고 농산물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기 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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