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제임스 본드 대역, 프랑스 스턴트맨 레미 쥘리엔느 별세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21. 1. 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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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MGM 제공.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대역을 여섯 차례나 맡았던 프랑스 스턴트맨 레미 쥘리엔느가 22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쥘리엔느는 코로나19에 걸려 이달 초부터 고향 몽타르지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영원히 눈을 감았다고 일간 르몽드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프랑스에서 액션 연기의 대가로 꼽히는 쥘리엔느는 영화, 광고, 드라마 등 1400편이 넘는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 역할을 연기한 영국 배우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뿐만 아니라 이브 몽탕, 알랭 들롱 등 유명한 프랑스 배우 역할을 대신했다.

그가 등장하는 007시리즈는 ‘유어 아이스 온리’(1981),‘옥터퍼시’(1983), ‘뷰 투어 킬’(1985), ‘리빙 데이라이트’(1987), ‘살인 면허’(1989), ‘골든 아이’(1995) 등이다.

오토바이에 푹 빠져 1956년 프랑스 모터크로스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그는 1964년 영화 ‘팡토마’에서 주연 장 마레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스턴트 배우로서 경력을 처음 시작해 40년 넘게 카메라 앞에 섰다.

쥘리엔느는 밧줄 사다리에만 의존한 채 헬리콥터에 매달려 하늘을 날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호박에 맞기도 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차 사고를 경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각본상 등 각종 영화상을 휩쓴 프랑스 영화감독 크로드 를르슈는 쥘리엔느를 두고 “믿기 어려울 만큼 과학적인 이해력을 갖고 있다”며 “스턴트 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평가했다.

2000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택시 2’를 촬영할 때 카메라 감독이 착륙 지점을 잘못 잡아 자동차 사고로 숨지자 당시 스턴트 연기 담당자였던 쥘리엔느가 사법적 책임을 물기도 했다.

법정 다툼 끝에 쥘리엔느는 2007년 1심에서 과실 치사 혐의로 징역 1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가, 2009년 2심에서 6개월로 형이 줄고 피해자 가족에게 6만유로(약 8000만원)를 배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거친 몸 연기를 하다 다치기도 했던 쥘리엔느는 “연기를 시작하기 전이나, 끝나고 나서는 두려워할 필요가 있지만, 연기하는 동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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