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베부터 트롯까지, 조문근 "음악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파" [인터뷰]

김현식 입력 2021. 1.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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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준우승 출신
최근 첫 트롯곡 '원샷' 발표
조문근밴드 활동도 계속
"공연으로 재미드리고 싶어"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수 조문근의 트롯 도전은 의외의 행보였다. 조문근은 2009년 Mnet ‘슈퍼스타K’에서 젬베를 연주하며 꾸민 강렬한 무대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솔로 가수와 밴드 멤버로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도전했으나 트롯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랬던 조문근은 지난해 MBN 트롯 경연 프로그램 ‘보이스트롯’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의외의 행보답지 않게 매 경연 때마다 뛰어난 트롯 재능을 뽐냈고 ‘톱3’까지 오르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내가 트롯을?’ ‘트롯이 과연 나한테 맞을까’ 싶어서 처음엔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었고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조문근은 ‘보이스트롯’ 이야기를 꺼내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 관계자분께 섭외 제안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사를 했다. 트롯은 저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던 장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후 대표님까지 저를 설득하기 위해 나서셨고, 결국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보자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트롯’은 스타들이 참가자로 나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조문근은 “축제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참가자분들의 열정이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다”며 “‘제대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정신 바짝차리고 첫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슈퍼스타K’ 시즌1 준우승자 출신인 조문근에겐 ‘경연 DNA’가 남아 있었다. 조문근은 ‘찬찬찬’, ‘창밖의 여자’, ‘가라지’, ‘타타타’, ‘홍시’ 등 다양한 스타일의 트롯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무대로 호평받았고, 승승장구 끝에 ‘톱3’까지 올랐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에 어떻게 해서든지 트롯을 잘 융화시켜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매 무대를 준비했어요. 다행히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타타타’의 원곡자이신 김국환 선배님께서는 직접 전화를 주셔서 ‘무대 잘봤다’며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고요.”

조문근은 댓글 반응을 살피지 않는 타입이다. 지난해에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했다. 그런 그가 ‘보이스트롯’을 통해 중장년층 팬덤이 새롭게 생겨났다는 사실을 체감한 곳은 전통시장이었다고 한다.

“많은 분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장 맛집에 갔는데 사장님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밖으로 나오신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같이 사진을 찍어 드렸죠. 재미있던 건 정작 줄을 서고 계셨던 젊은분들은 제가 누군지 전혀 못 알아보셨다는 거예요. ‘슈퍼스타K’ 땐 정반대로 젊은분들이 저를 알아보고 어르신 분들은 저를 전혀 모르셨는데 반대가 된 거죠. 하하.”

‘보이스트롯’ 출연 이후 아내도 트롯팬이 됐단다. 조문근은 2019년 4월 2년 교제 끝 4세 연하 연인과 결혼했다. 그는 “와이프가 요즘도 저한테 나훈아 선배님의 ‘가라지’를 불러달라고 한다. 노래방 MR을 틀어놓고 혼자 부를 정도로 트롯곡을 좋아해서 신기하다”며 미소 지었다.

조문근은 ‘보이스트롯’의 스핀 오프 예능인 MBN ‘트롯파이터’에 고정 출연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트롯 장르 도전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고, 덕분에 좀 더 다채로운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1일엔 트롯곡 ‘원샷’을 발표했다. 2010년 정식 데뷔 이후 트롯곡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문근은 “‘보이스트롯’ 속 제 모습을 사랑해주신 팬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고민 끝에 트롯곡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떤 주제와 스타일의 곡으로 팬분들을 위로해 드릴까 고민하다가 속 시원한 가사와 멜로디의 곡인 ‘원샷’을 택하게 됐어요. 뮤직비디오는 옛 감성이 느껴지게끔 재미나게 찍어봤고요.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답답한 시기, ‘원샷’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곡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트롯계로 완전히 발을 들인 건 아니다. 트롯은 조문근이 소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르가 된 것일 뿐. 조문근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조문근밴드(THE MOON) 멤버로서 음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에는 ‘원샷’ 활동과 조문근밴드의 새 앨범 작업을 병행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문근밴드(THE MOON)
조문근은 조문근밴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슈퍼스타K’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화려하게 데뷔했으나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꼈을 때 다시 음악에 대한 재미를 찾게 해준 게 지금 함께하고 있는 밴드 멤버들이란다.

그는 “멤버들과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해왔어요. 음악 스펙트럼이 넓다는 게 저희 팀의 강점이죠. 저희와 색깔이 겹치는 밴드는 없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고요. 하루빨리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나아져서 밴드 공연을 통해 많은 분께 재미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낙원상가에 ‘젬베 열풍’을 일으켰던 오디션 스타에서 밴드 멤버로, 또 트롯 신예로 다채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조문근. 인터뷰 말미에 그는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에 “‘음악 잘하는 사람’ ‘믿고 듣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답을 꺼내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꾸준한 음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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