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등록칩 유해성 논란..사실일까 [개st상식]
교통카드처럼 건전지 없이 작동. 전자파 배출 없어
미국 수의학회, 8월 15일 '내장칩 기념일' 지정
“실종된 반려견, OO를 애타게 찾습니다. 체중 OO㎏의 블랙 푸들, 나이 14살로 왼쪽 뒷다리를 절뚝입니다. 발견하신 분은 OOO-OOOO-OOOO로 연락 바랍니다. 사례금 100만원.”
오늘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포인핸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슴 아픈 실종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가족 같은 동물이 추운 날 길거리 혹은 동물보호소를 전전한다는 걱정에 보호자의 시간은 실종 그날로 멈춰버리고 말죠. 2020년 기준 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한 12만9000마리 가운데 가족에게 돌아간 비율은 11%에 불과합니다.
단 5분이면 반려동물 실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몸에 쌀알 크기의 내장 인식 칩을 심는 겁니다. 인식 칩만 있으면 유기동물보호소, 동물병원에서 곧장 견주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몇 가지 근거 없는 오해로 인해 인식 칩 시술을 거부하는 반려인들이 상당합니다. 내장 칩에서 해로운 전자파가 나온다거나 사생활이 유출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그 사실 여부와 함께 인식 칩의 기능 및 시술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려동물 인식 칩은 쌀 한 톨과 비슷한 크기의 유리관에 둘러싸인 작은 전자 칩입니다. 인식 칩은 건전지 없이 수십 년간 작동하도록 제작됩니다. 평소에는 비활성화하다가 전용 센서를 갖다 대면 동물등록번호를 내놓는 방식이죠.
동물등록번호는 국가번호 410으로 시작해서 12자리의 일련번호로 구성되는 총 15자리의 숫자입니다. 이 번호를 입력하면 동물의 등록일시, 등록기관, 보호자의 이름·전화번호·주소·이메일 주소 등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인식 칩은 어떻게 건전지 없이 작동할까요? 둘둘 감은 코일에 자석을 갖다 대면 미량의 유도전류가 발생하는 ‘전자기 유도’ 원리에 따릅니다. 동물 인식 칩의 절반은 구리 코일로 둘둘 감겨 있는데요. 여기에 스캐너를 대면 유도 전력이 발생하면서 인식 칩이 작동해 동물등록번호를 내놓습니다.
이것이 교통카드, 옷가게나 식료품점의 도난방지기에 적용되는 RFID(Radio-Frequency-Identification, 전파 인식) 기술입니다. RFID 칩은 스캐너를 갖다 댈 때만 작동하며 내뿜는 전자파는 극소량입니다.
따라서 내장 칩이 동물의 건강을 지속해서 해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동물 인식 칩을 심는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주사기를 사용해서 근육의 움직임이 적은 어깨뼈(날갯죽지) 쪽에 삽입합니다. 시술용 바늘이 약간 두껍지만 일반적인 주사처럼 따끔한 정도이죠. 인식 칩을 심을 때 수술이나 마취는 필요 없답니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다른 시술과 병행하세요. 5분이면 충분합니다. 반려동물의 중성화, 스케일링 사전 마취 때 심어도 좋습니다.
내장 칩이 체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인터넷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날갯죽지에 심었던 내장 칩이 다리 쪽에서 발견됐다는 불만 글들이 여럿 보이는데요. 이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어릴 적 어깨에 심었던 내장 칩이 성장하면서 가까운 목, 등, 다리 등으로 밀려난 것이죠.
내장 칩보다 목걸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려동물의 몸속에 이물질을 심는 것이 꺼려진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반면 전문가들은 내장형 인식 칩이 보다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15년 경력의 미국 수의사 루스 맥페테는 자신의 인터넷 상담소에서 “목걸이형은 분실, 훼손할 위험이 크다. 나뭇가지 등이 목걸이에 걸리면 질식할 위험성도 있다”면서 내장형 인식 칩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3년 미국 수의학협회(AVMA)는 8월 15일을 내장 칩 기념일(Check the Chip Day)로 지정해서 이날은 시술비 50% 깎아주는 등 매년 다양한 캠페인을 벌입니다.
AVMA는 기념일을 지정하면서 “통계적으로 반려동물의 3분의 1은 최소 1번은 실종된다”고 밝혔습니다. 내장 칩이야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반려동물을 지키는 방법인 셈이죠. 마침 서울, 광주 등에서는 지자체에서 내장 칩 비용을 지원해주니 단돈 1만원이면 시술이 가능하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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