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의 유출Pick]"선넘었다"..'김샌 언팩' 만든 유출의 경제학

김정현 기자 2021. 1. 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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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효과있지만 최근에는 신제품 기대까지 낮춰
허술한 해외에서 팁스터 통해 유출..삼성, '관리' 들어갈까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갤럭시S21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가 지난 15일 열린 '언팩' 행사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언팩 행사 자체는 지난해 8월 열린 갤럭시노트20 언팩보다 세련되게 구성됐다. 공개된 갤럭시S21 시리즈와 갤럭시버즈 프로의 성능 역시 호평할만 했다.

그러나 과거 언팩 행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와 '흥분'은 적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될 사양표, TV광고까지 노출된 역대급 '유출' 탓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언팩을 앞두고 관련 소식 유출이 소비자들과 삼성전자를 위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유출에서 드러나는 일부 사양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예상 렌더링 이미지는 일종의 '티저' 역할을 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도 했다.

그러나 최근 언팩에서는 이같은 유출이 신제품 공개의 흥을 깰 정도로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명 팁스터 존 프로서는 유튜브 채널 '프론트페이지테크'를 운영하고, 유출 정보를 바탕으로 조회수를 확보하고 있다. © 뉴스1

유출, 내부정보원 둔 팁스터가 통로…유출 통해 영향력·조회수 확보

통상 이같은 유출은 Δ에반 블레스 Δ아이스 유니버스 Δ존 프로서 Δ로랑 콴트 Δ맥스 와인바흐 등 일부 IT '팁스터'들을 통해 이뤄진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여러 제조사에 '내부 정보 유출자'를 두고 그들을 통해 아직 출시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 관련 정보를 트위터·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유명 팁스터 중에는 해외 IT전문지나 IT유튜브 채널에 소속돼 있거나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례로 존 프로서는 유튜브 채널 '프론트페이지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로랑 콴트는 독일 IT 매체 '윈퓨처'의 편집자다.

이들은 유출정보를 통해 조회수나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IT매체에 속하지 않은 유출가들 중에도 관련 정보를 일부 매체에 '단독'으로 제공해 수익을 얻는 경우가 있다.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 팁스터들 역시 내부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유출자들에게 일부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0 언팩 때 맥스 와인바흐(앞줄 오른쪽)를 언팩 행사에 초청했다. 2021.01.20./뉴스1 © News1 김정현 기자

◇'관리의 삼성, 유출의 SAMSUNG'…주로 해외에서 나오는 '유출 정보'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유출의 진원지가 주로 외국인인 이유는, 그만큼 본사의 관리 체계·영향력이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출된 정보들은 국외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생산라인이나, 협력업체나 해외 법인에 프로모션용으로 공유된 정보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관리의 삼성'이라는 별명처럼 정보보안에 비교적 철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해외 팁스터들과는 나쁜 관계만 맺고 있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유출 정보에 섣불리 대응하기보다는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는 '침묵'으로 응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지난 2020년 상반기 갤럭시S20 시리즈 공개 때 맥스 와인바흐를 언팩 행사에 초청하는 등 팁스터들과는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제품 홍보를 위해 유출인 척 정보를 흘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에반 블레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삼성전자의 정보를 전해주던 내부 정보원이 해고됐다"며 "그를 위한 모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 뉴스1

◇"내부자 해고, 사실무근"이라지만…삼성, 과도한 유출에 관리들어가나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방식 '정보 유출'이 본행사인 언팩의 흥미를 깰 정도로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삼성전자가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번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20 언팩과 이번 갤럭시S21 언팩은 언팩 행사 전에 Δ공식 판매용 이미지 Δ공식 홈페이지용 사양표 이미지 Δ제품 리뷰 영상 Δ국내 TV 광고용 영상 등이 대거 유출됐다.

결국 유명 IT 트위터리안 에반 블레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고펀드미'(gofundme)에 "삼성전자의 정보를 전해주던 내부 정보원이 해고됐다"며 "그를 위한 모금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이번 갤럭시S21의 정보 유출과 관련해 해고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갤럭시S21에서 삼성전자가 시료용 제품 관리를 강화했다"며 "삼성전자에서도 유출 관련 논란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사내 온라인 타운홀미팅에서 지난해 언팩을 앞두고 국내 유투버를 통해 리뷰 영상이 언팩 전에 공개된 것에 대해, 삼성이 아닌 이동통신사를 통해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삼성) 마케팅에 의해 제품이 전달된 것이 아니라 출시 전 사업자에게 시험용으로 제공하는 망 연동 시료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해당 유튜버에게 전달이 됐다"며 "통신사를 통해 원인 규명과 관련자 문책, 재발 방지, 공식 사과에 대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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