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유선동 감독 "조금도 지루한 틈 없는 드라마 만들고 싶었다"[SS인터뷰①]

홍승한 2021. 1. 2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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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조금도 지루한 틈 없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동명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히어로물로 OCN은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에 기반으로 완벽한 케미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그리고 빈틈없는 연출과 만나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12회는 10.6%를 기록하며 OCN 개국 최초 10% 돌파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경이로운 소문’의 경이로운 행보를 탄생시킨 유선동 감독은 “한국인은 놀 땐 그 누구보다 신명나게 놀고, 욱할 땐 그 누구보다 버럭한다. 한의 정서를 가진 민족이면서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는 밥 한끼 같이 하자고 서로 손 내미는 휴머니즘 정서도 강하다. 이러한 한국인의 다이내믹한 희로애락 감정을 히어로물이라는 장르 안에 꾹꾹 눌러 담았다. 60분 한 회 안에서 웃겼다 울렸다 분노했다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등 시청자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조금도 지루한 틈 없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이런 다양한 장르적 재미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면서 “(인기)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마블의 ‘어벤져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직장 내 폭력 사건까지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걸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들이 나서서 응징하는 걸 보며 시청자들께서 시원한 쾌감을 느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다양한 드라마와 콘텐츠가 있지만 악귀를 퇴치하는 히어로물을 영상화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유 감독은 “히어로물이라 하면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이미 마블 시리즈에 닿아 있다. 그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물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매회 액션과 CG가 많은 작품이었다. 마블에서는 CG로 만든 3D 캐릭터가 해야 할 연기를 우리 작품은 실제 배우가 와이어를 차고 촬영했다. 정해진 예산과 시간이라는 현실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그리고 새로운 발상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액션과 CG가 ‘경이로운 소문’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만큼 비중이 높았기에 사전 단계부터 수많은 논의와 준비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회의 때 우리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스토리’, ‘캐릭터’,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이라고 늘 강조했다. 부실한 내용의 블럭버스터를 보면 아무리 비주얼이 훌륭해도 재미없는 법이다. 감정이 실린 펀치 하나가 핵폭탄 이상의 파괴력을 갖는다고 믿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소문이가 불러오는 땅의 표현도 소문의 ‘감정’ 상태에 따라 색감과 형태, 질감이 다 달라진다”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빠르고 경쾌한 호흡으로 다양한 시청자층에게 선택받고 있는 가운데 매회 다양한 액션신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대립하는 인물이나 세력이 가진 성격과 스토리에 따라 다양한 연출과 카메라 기법을 사용하면서 각기 결과질감이 다른 액션신을 탄생시켰다.

유 감독은 “먼저 1부 카운터vs지청신의 액션은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액션 시퀀스이기에 중요했다. 골목길 추격전을 ‘옥상 추격전’으로 사이즈를 키웠는데, 1부 도입부에서 시청자들에게 지금껏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추격전을 선보이고 싶었다”면서 “소문의 고등학교 액션씬은 감정에 맞춰 결을 달리 했다. 능력이 생긴 뒤 처음으로 혁우 일당을 제압할 때는 짧고 굵게, 자신의 능력에 스스로 놀라는 것이 포커스였다. 두 번째 준규 일당을 제압하는 복도 액션의 경우 소문이 자신의 능력을 멋지게 선보이며 보는 이들에게 액션의 사이다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폐건물에서 1인칭 롱테이크 액션씬 같은 경우, 시청자에게 소문의 분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고, 더불어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하는 그 분노가 보는 사람 또한 위태롭고 불안하게 느끼길 바랐다. 소문이 카운터 박탈을 당하게 되는 계기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화제가 됐던 5부 엘리베이터 액션씬은 액션을 통해 최종까지 가는 빌런 백향희를 강렬하게 소개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심 제대로 된 여자 2인 액션씬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이로운 소문’이 다른 퇴마물, 히어로물 넓게는 장르물과 차별화되는 점은 가족과 연인과 같은 우리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와 감정을 바탕으로 서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은 10대부터 중장년층, 남녀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시청층에게 선택 받고 있다. “그게 ‘경이로운 소문’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을 보고 나서 이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액션, 판타지, CG의 구현보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우리 드라마의 이 지점 때문에 다른 퇴마물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께서 봐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유선동 감독은 그동안 장편 영화 감독이자 드라마 연출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해왔고 그가 집필한 ‘도둑맞은 책’의 경우에는 동명의 연극과 웹툰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기시감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던 그는 “카운터들의 가족적인 장면을 찍을 때는 데뷔작이었던 가족 코미디 ‘미스터 주부퀴즈왕’이, 악귀 소환 장면을 찍을 때는 공포 영화 ‘0.0MHz’가 묘하게 겹쳐졌다. ‘도둑맞은 책’의 소설 및 연극 작업을 경험하면서 캐릭터들을 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경이로운 소문’은 나의 모든 경험들이 절묘하게 시너지를 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고 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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