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비상] 작년 정시서 9천명 못 채워..올해 더 크게 늘 듯

권형진 기자 2021. 1. 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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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대입 추가모집 분석 결과..서울은 159명 줄어
올해 정시 경쟁률 '사실상 미달'..미충원 확대 우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전국 4년제 대학이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한 인원이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 미충원 인원 가운데 9000여명이 지방대에 집중됐다.

학생수 급감과 서울 집중화 현상으로 올해 정시모집에서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아 추가모집까지 실시하더라도 신입생을 다 충원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대입 추가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2월 공고한 추가모집 대학별 모집인원(정원 내외 포함)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020학년도 대입에서는 179개 4년제 대학이 1만440명을 추가모집했다. 전년도(2019학년도) 7408명에서 40.9%(3032명)나 늘었다. 추가모집은 수시에 이어 정시모집까지 마쳤지만 충원하지 못한 인원을 마지막에 모집하는 것이다. 2020학년도 대입의 경우 지난해 2월20일부터 27일까지 실시했다.

지역 소재 대학의 타격이 컸다. 지방 소재 대학은 119개 대학이 8930명을 추가모집했다. 116개 대학이 5906명을 추가모집했던 전년도(2019학년도)에 비해 추가모집 인원이 51.2%(3024명)나 증가했다. 정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한 인원이 전년보다 1.5배로 늘었다는 뜻이다.

반면 서울 소재 대학의 추가모집 인원은 448명으로 전년도 647명에서 오히려 159명(-24.6%) 줄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로는 1022명을 추가모집했다. 2019학년도 855명보다 167명(19.5%) 늘었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 인천도 학생수 감소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만큼 대입에서도 서울 소재 대학 집중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역 소재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해 추가모집한 학생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학생수 감소를 꼽을 수 있다. 2020학년도에 고3 학생수는 50만1616명으로, 전년에 비해 6만9045명이나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시에서도 서울, 수도권 집중 현항이 나타나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됐고, 정시에서도 학생수가 감소해 지원자 수가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라고 분석했다.

서울 한 학원이 지난달 4일 개최한 2021학년도 대입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역 소재 대학이 수·정시에서 충원하지 못해 추가모집하는 인원은 현재 진행되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학생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시 경쟁률마저 평균 3대 1을 밑돌아 사실상 '미달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 고3 학생수는 43만7950명이다. 2020학년도에 6만9045명이 준 데 이어 2021학년도에는 추가로 6만3666명 줄었다. 학생수 급감의 영향으로 2021학년도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도 3.6대 1로 줄었다. 2019학년도 5.2대 1, 2020학년도 4.6대 1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역 소재 대학은 평균 2.7대 1을 기록했다. 지역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3대 1 미만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정시모집에서는 수험생 1명이 3곳까지 원서를 낼 수 있다. 다른 대학에 중복합격해 빠져나가는 수험생을 고려하면 평균 경쟁률이 3대 1은 돼야 안정적으로 학생을 충원할 수 있다.

2020학년도 대입에 이어 2021학년도 대입에서도 지역 소재 대학의 추가모집 인원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면 정원만큼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채 새학기를 맞이하는 대학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임 대표는 "고3 학생수가 6만3666명 추가로 줄어든 상태에서 정시 추가모집 인원도 전년도이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자짓 상당수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신학기를 맞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대학이라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임 대표는 "서울권 대학도 내년도 정시 선발규모 확대, 약대 학부 선발 전환 등으로 재수생들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해석될 수 있어 재수, 삼수, 반수생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원하는 대학·학과별 추가모집 상황까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합격자는 2월7일까지 발표한다. 정시 미등록 충원기간은 2월18일까지다. 추가모집은 2월22일부터 27일 오후 9시까지 실시한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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