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규제나올때 마다 막차 수요 급증..새해들어 2조 넘기도

송상현 기자 2021. 1. 2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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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련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했다가 은행권의 조이기로 줄어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원금 분할상환 계획을 발표하자 이틀간 신용대출은 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지난 11월에도 금융당국이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발표하자, 이후 일주일 만에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조5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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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고액 신용대출 분할상환 발표되자 이틀간 7000억 늘어
자금줄 막힌다 불안심리에 가수요 몰려..조이기속 안정세 찾아
사진은 15일 서울시내의 시중은행 대출창구. 2021.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련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했다가 은행권의 조이기로 줄어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원금 분할상환 계획을 발표하자 이틀간 신용대출은 7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제한한 월별 신용대출 증가액 2조원대에도 일시적으로 진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광풍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조만간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이같은 전례없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133조6481억원)과 비교해 14영업일 동안 1조3102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협의한 월별 신용대출 증가액 제한 규모인 2조원대에 비춰 여유가 있는 편이다.

주목되는 것은 그 전날 수치다. 20일 기준 이달 신용대출 증가폭은 1조9976억원까지 불어났다. 5대은행 외에 은행권을 합치면 2조원대를 일시적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9~20일 이틀간 늘어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만 7361억원에 달한다.

급작스럽게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이 2조원대로 올라선 이유는 지난 19일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업무계획과 무관치 않다. 금융위는 일정 금액을 넘는 고액 신용대출에 원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3월에 내놓기로 했다. 은행권 안팎에선 이 기준이 1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규제 시행 이전에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새 제도를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이 때문에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와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당국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지만 앞으로 대출이 나올 구멍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 때문에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기준 등이 불명확하니 미리 받아놔서 나쁠 거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빚투, 영끌 열풍이 시작된 이래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가 나올 때마다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가 은행권의 조이기로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에도 금융당국이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발표하자, 이후 일주일 만에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조5000억원 늘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점검 속에 은행들이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등 조이기에 나서 신용대출 잔액이 대폭 축소됐다. 일부 은행들은 연말이 다가오자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12월 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 대부분의 상품 판매가 재개됐지만 각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 추이에 따라 속도 조절은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주요 직장인 대출 상품의 건별 최고한도를 5000만원씩 줄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한도를 지난 22일부터 5000만원씩 축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별로 월간 신용대출 목표치를 받은 후 매일 수치를 받아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현재까진 증가폭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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