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인텔 투자의 정석..반도체의 모든것 알려드립니다

추동훈 2021. 1.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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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추기자]
사진=매경DB
[추적자 추기자] 이번주 주식시장의 가장 뜨거운 뉴스 중 하나는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4분기 실적발표였습니다. 인텔은 실적 부진으로 전임 CEO인 밥 스완이 물러나고 팻 겔싱어 VM웨어 CEO가 선임된 상태죠. CFO 출신이었던 전임 대표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인텔 CTO 출신으로 VM웨어의 대표까지 맡았던 팻 겔싱어를 선임해 기술 전문성을 확보하겠단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21일(현지시간) 신임 대표가 직접 나서는 콘퍼런스콜을 앞두고 국내외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인텔의 신규 반도체 제품을 위탁생산한다는 뉴스가 나오며 관심을 크게 모았습니다. 실적발표 전날부터 이와 관련된 뉴스가 인기검색어를 도배했고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죠. 최근 10만전자란 별칭이 생길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한 삼성전자에 호재인 뉴스가 나오면서 시장 기대감을 높였던 상태였습니다. 실제 실적발표에서 팻 겔싱어는 반도체 핵심 부품의 자체 생산과 더불어 위탁생산을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는 "2023년 출시할 7나노 프로세서 제품 중 대다수를 자체 생산한다"며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서는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죠. 자체 기술력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 위탁도 늘려 생산량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외신 등에서 이러한 외부 위탁업체로 삼성전자가 주요한 업체로 선정될 것이란 뉴스가 나왔지만 실제 이날 실적발표에서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혀지지 않으며 다시금 투자자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반도체 산업 뉴스에는 참 어려운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파운드리, 팹리스, IDM 등 복잡한 용어와 설명으로 혼란스러운 주린이 여러분을 위해 이번엔 반도체 시장에 대한 총정리를 해보려 합니다. 먼저 반도체란 무엇인지 살펴보죠. 반도체란 상온에서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과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 정도의 전기저항을 가진 물질을 뜻합니다. 이러한 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만든 '반도체 소자'는 크게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작업을 수행하고 행동하게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뉩니다. 메모리 반도체에는 대표적으로 D램, NAND플래시 등이 있으며 비메모리 반도체는 잘 아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핵심인 CPU, GPU(그래픽카드) 등이 그 예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비메모리 반도체를 시스템 LSI라고 부르며 시스템LSI사업부가 따로 있죠. 여러분들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로 불립니다.

2020년 매출 기준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은 단연 인텔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인 인텔은 702억4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가 2위, SK하이닉스가 3위, 마이크론이 4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561억9700만달러로 2등을 차지했죠.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결과이고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12.5%였습니다. 2019년 6위였던 퀄컴은 지난해 매출이 31.5% 급증하며 179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고 브로드컴(157억달러), 텍사스인스트루먼트(131억달러), 미디어텍(110억달러), 키옥시아(102억달러), 엔비디아(101억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시장 매출순위 /출처=가트너
앞서 말씀드린 메모리와 비메모리 시장의 점유율은 30% 대 70%입니다. 통상 반도체 시장의 사이클이라고 하면 메모리 시장의 사이클을 뜻합니다. 메모리 시장의 경우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고 시장 지배자의 힘이 크게 미치는 영역입니다. 큰 가격변동성으로 인해 전체 시장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며 치킨게임이 워낙 치열해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해당 시장의 절대 강자는 다름 아닌 삼성전자입니다. D램과 NAND플래시를 비롯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2위, 마이크론이 3위로 3개 기업이 사실상 독과점 경쟁을 펼치고 있죠. 워낙 원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높은 벽은 쉽게 넘을 수 없었습니다.

이와 달리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각 사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는 등 새로운 판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조짐입니다.

반도체 제조사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굉장히 분업화된 과정을 거칩니다. 이처럼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부 하는 기업을 반도체 종합제조사(IDM)라고 합니다. 설계에 특화된 사업을 팹리스 업체라고 부르며, 위탁제조를 하는 회사를 파운드리 기업이라고 나눠서 부릅니다. 대표적 반도체 종합제조사로는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들이 있죠. 인텔의 경우 1992년부터 2016년까지 25년간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으나 메모리 시장의 슈퍼사이클로 인해 2017년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1위를 빼앗기는 등 체면을 구긴 상태입니다. 처음 언급한 대로 인텔은 IDM 업체답게 직접 반도체를 설계부터 생산까지 하는 식의 운영과 일부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기업들로는 ARM, 퀄컴, AMD, 엔비디아가 대표적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쓰이는 스냅드래곤이라는 칩이 바로 퀄컴이 만드는 대표적 모델이죠. 반도체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체로는 대만의 TSMC가 대표적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종합 제조뿐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글로벌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기업입니다.

출처=매일경제
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중 이번은 통상 4차 사이클로 불리기도 합니다. 첫 번째 슈퍼사이클은 PC가 보급되며 시작한 PC 사이클로 불립니다.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되며 컴퓨터에 쓰이는 반도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본격적인 반도체 시대를 열었죠. 두 번째는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사이클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며 핵심 칩의 주도권을 놓고 큰 사이클이 지나갔죠. 3차 사이클은 다름 아닌 클라우드 시대가 열었다고 평가됩니다. 구글, 아마존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IT기업들이 자리매김하면서 서버 데이터 등을 저장하고 운영하는 반도체 기술의 혁신이 이뤄졌죠. 그리고 현재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사이클이 바로 4차 사이클이라 불립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언택트 문화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모든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업무와 일상생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유통기업들도 이러한 데이터 처리의 중요성이 커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위해 PC를 구입하고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등 생활에서의 혁신이 필요하게 됐죠. 이러한 수요의 확대는 생산 업체 및 반도체 산업에는 큰 호재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 반도체 기업들에 기대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죠.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2025년쯤에는 5번째 사이클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자율주행 자동차가 불러올 반도체 혁신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급되면 자동차는 하나의 움직이는 서버로 작동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모든 자동차가 하나의 컴퓨터처럼 운용된다면 그에 필요한 반도체도 어마어마하겠죠? 5G 통신 기술의 발달과 이와 맞물려 이뤄지는 기술 혁신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도체 시장의 상승 사이클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생산과 공급 자체가 후행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시장 특성상 당분간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호재가 지속될 것이란 의미죠.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러한 상승 사이클이 적어도 1년은 갈 것으로 보인다"며 "IT, 자동차, 언택트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반도체 사용을 늘리는 상황이라 시장이 당분간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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