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특화설계로 기회 찾는 오피스텔

최상현 기자 2021. 1. 24.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려견 전용 유치원, 키즈짐, 독서실…

오피스텔도 커뮤니티 시설을 강화하고 주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이색 특화 설계를 시도하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구나 자녀를 둔 젊은 부부 등에게 꼭 맞춘 설계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임대료 수익 극대화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임대 경쟁력이 매매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펫앤스테이’ 오피스텔에 적용된 펫 특화설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펫 도어, 잔디운동장, 차음중문, 배변처리기. /펫앤스테이 제공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에 특화 설계 바람이 불고 있다. 특화 설계로 임차인의 선호도를 높여 임대 수익을 올리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 깔렸다. 임대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오피스텔 분양 성적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에 위치한 ‘펫앤스테이’는 1000만명에 이르는 반려인구를 타깃으로 한 펫 특화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이다. 반려동물이 오갈 수 있는 작은 펫 도어와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차음 중문, 산책 후 씻기기에 편리한 반려견 전용 샤워기 등 내부 인테리어부터 다른 오피스텔과는 다르다.

건물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동물병원과 펫 유치원, 펫 동반카페, 펫 호텔 등 전문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고 배변 처리기까지 부대시설로 마련된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19㎡ 97가구와 29㎡ 52가구로 구성됐다.

분양 관계자는 "반려동물 1~2마리를 키우는 30대 여성 1인가구를 주된 타깃으로 설정했다"면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오피스텔 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특화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 센트레빌 플래비뉴’의 커뮤니티 특화설계 ‘라이브러리 라운지’. /동부건설 제공

동부건설이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분양한 ‘센텀 센트레빌 플래비뉴’는 아파트 못지 않은 주거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덕분에 43.6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완판됐다. 전용면적은 소형 아파트와 유사한 57㎡와 75㎡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3~4인 가구가 주 공략층이다.

이 오피스텔 1층에는 입주민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라이브러리 라운지’와 함께 요리를 할 수 있는 ‘플래비뉴 키친’ 등 커뮤니티 특화 시설이 들어선다.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취미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입주민의 자녀를 위한 보육공간, 키즈짐, 독서실 등도 마련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단지 내 소통이 이뤄질 여건을 조성했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올데이 육아케이센터와 그라운드 키즈짐 등으로 키즈특화를 했다"면서 "특히 젊은 30-40대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한 이색 오피스텔도 있다. 고양 덕은지구에 위치한 ‘덕은GL메트로시티’는 건물 형태가 Y자 모양이다. 한 층당 24가구로 구성돼있는데, 그중 20가구가 집 창문을 통해 한강이 바로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 인근 오피스텔의 경우 ‘한강뷰’가 있는 가구는 완판되고, 없는 가구는 미분양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분양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볼 때, 주거 공간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한강뷰를 극대화한 선택이 이득인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원·투룸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실제 구조는 아파트에 가까운 ‘아파텔’도 인기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분양한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은 75.2 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70가구 전부가 선호도가 높은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4㎡로 구성된 덕분이다. 전용면적이 59㎡~84㎡로만 구성된 서울 도봉구 도봉동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 오피스텔도 평균 경쟁률 9.6 대 1로 완판됐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아파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던 오피스텔이 최근 주택 공급 부족에 따라 주거 대체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각종 규제가 더해지고 있어 특화설계로 생존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작년 8월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하고 취득세를 중과했다. 오피스텔 분양권이나 상업용 오피스텔의 취득세는 4%지만, 오피스텔에 전입 신고를 하는 순간 주택으로 분류된다. 이 때 보유한 주택 수와 합산해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 최대 12%의 세율이 부과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