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투자, 합리적 결정을 한다는 것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풍이 정부 규제와 전문가들의 잇단 경고에도 잦아들 줄 모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세의 불확실성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가계 빚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사람, 공간, 시선을 전하는 인터뷰에서 '포모증후군'과 '빚투'로 대변되는 투자 열풍의 그늘을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 어떤 투자 하고 계세요?]
[시민 :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시민 : 주식을 좀 하고 있어요.]
[시민 : 부동산 쪽 괜찮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대 회사원 : 저는 소정의 빚을 마련해서 에너지주, 바이오주 쪽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소득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서, 결국 목적은 부동산 투자이고, 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를 시작하였습니다.]
"투자자의 신경이 가장 날카로워지는 경우는 가진 주식이 하나도 없는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다."
- 헝가리 출신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소득이 줄며 삶의 질이 낮아진 사람들이 넘쳐난다.
경제 회복세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국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사이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형수 / 투자전문가·HSL Partners 대표 :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인해 각국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폭등했고,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개인들의 '빚투'는 더욱 과열되고, 이런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달러 발행량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원화도 그만큼 증가했다.
"현금이 쓰레기"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자산 종류인 예금·채권·주식·부동산 중, 예금과 채권의 투자가치는 하락하고 반대로 주식과 부동산엔 자금이 몰렸다.
K자형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구조다.
"근로소득만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누군가는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이들에겐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감염병 사태로 일자리마저 잃는 상황에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포모(Fear Of Missing Out)증후군'이라는 것은 내가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하고 있는데 나만 이걸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투자를 하고 있는데 나만 여기서 소외돼버리고 나만 손해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심리가 작동하면서, 더욱더 여기에 가세하는 현상이 일어난 거죠.]
[30대 직장인 : (주변에서) "나 얼마큼 수익 봤다" 그런 걸 듣기 때문에, 장 시작하고 마감할 때까지 계속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오는 조금 번거로움도 있고요. 목표가 부동산인데, 부동산은 또 요새 집값이 많이 올랐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게 또 폭락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그런 두려움은 남아있죠.]
투자라는 행동엔 책임이 따르고, 책임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런데 시류에 편승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크다.
두려움과 절박함 사이에 선 사람들은 오늘도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포모증후군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군중심리 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고요. 이것으로 인해서 내가 받게 될 피해를 조금 더 크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게 만약 실패했을 때 어떻게 될 건가, 그것을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계속 생각하는 것이 지금 필요합니다.]
포모증후군에 빠진 빚투에서 벗어나 건전한 투자를 하려면, 누구나 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형수 / 투자전문가·HSL Partners 대표 : 정부와 기업은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리스크를 개인에게만 짐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신자유주의는 이미 종언을 고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 리스크를 줄여줘야 합니다. 경제 규모에 비해 후진적인 금융 시스템을 정비하고,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자산구조를 금융과 부동산이 균형을 이루는 선진국형 포트폴리오로 유도해야 합니다.]
건전한 투자환경을 갖추는 건, 저성장 시대에 반드시 뒤따르는 양극화를 줄이는 출발점이다.
불안에 기인한 벼랑 끝 투자를 합리적 행동으로 대체한다면, 앞서 언급한 악순환의 고리를 비로소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형수 / 투자전문가·HSL Partners 대표 : 개인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 방을 노리는 20대 남성보다는 장기투자하는 50대 중년 여성의 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습니다. 열의 아홉을 이기더라도 한 번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게 투자라서 도박과 비슷합니다. 반드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당 기업과 동업한다는 마음으로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적절한 절제심이 지성의 틀과 결합했을 때 합리적 행동이 나온다."
-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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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이형수 HSL Partners 대표,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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