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억새밭 달린 승합차, 순찰차가 몸으로 막았다!
'역주행' 차량, 순찰차가 차체로 막은 뒤 정지
운전 중 의식 잃은 70대..신고하는 새 다시 전진
[앵커]
갑자기 의식이 없어진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인도를 덮치고 도로를 역주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해 순찰차로 막아서면서 다행히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승합차 한 대가 왕복 6차선 도로를 거꾸로 내달립니다.
소방관이 차 문을 두드리며 운전자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아무 대답 없이 교차로로 향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순찰차가 문제 차량을 차체로 막아서면서 겨우 멈춰 섰습니다.
사고가 시작된 건 지난 21일 오전 10시 반쯤,
70대 운전자 A 씨가 운전 도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었고, 옆에 타고 있던 부인은 차에서 내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뒤 119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차가 다시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고 현장입니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운전자는 인도를 넘어 이곳 억새밭으로 진입했고, 100m 가량을 더 주행했습니다.
억새밭에서 차가 잠시 멈춘 사이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A 씨를 구조하기 위해 상황 파악에 나선 사이 다시 도로로 나와 역주행한 겁니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건 순간 기지를 발휘한 경찰관 덕분이었습니다.
[임재찬 / 인천 송도국제도시지구대 소속 경장 : 앞으로 더 나가면 사거리였기 때문에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다른 경찰관이었어도 똑같이 이 일을 감당하고 헌신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 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뇌병변 진단을 받았는데, 무심코 운전대를 잡았다가 의식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행법상 운전자는 정기적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한지 적성검사를 받아 면허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취소되는 비율이 낮아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환자의 병적인 부분들이 운전에 장애 되는 것은 (보건복지부와) 전산 통합을 통해서 공조할 수 있게 한다면 걸러줄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고, 주변 가족 등도 운전면허 반납 등을 도와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YTN 박기완[parkkw06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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