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저격수 이재명 "집단자살 사회, 돈 안 쓰는게 능사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또다시 기획재정부를 저격했다.
이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집단자살사회에서 대책 없는 재정 건전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재정 건전성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 건전성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 내세우며 소비지원, 가계소득지원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정당 표방하면서 경제 살리는 전 국민 소득지원 반대하는 가짜 경제정당이나, 기득권 옹호하느라 경제 활성화하는 확장재정정책을 가짜 통계 내세우며 반대하는 엉터리 경제지들은 왜 우리 사회가 집단자살 사회가 되어가는지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재부와 야당 보수경제지들은 하준경 교수님의 이 주장을 반박할 수 있으면 해 보시라”며 “외국 빚에 의존하지만 않는다면 정부의 적자는 곧 민간의 흑자이고 나랏빚은 곧 민간의 자산이다. 미래 세대는 길게 보면 채권, 채무를 모두 물려받으니 국채가 이들의 부담을 늘리는 원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지난 2019년 6월10일 한 매체에 실린 글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을 다녀가면서 ‘집단자살 사회’라고 한탄했다 한다.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한국인들은 세계 최저 출산율, 최고의 자살률, 국적 포기자 급증 등의 소식에 그리 놀라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자연에서 생물들의 개체수가 환경에 맞춰 조절되듯 한국인의 수도 결국 적절한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 짐짓 믿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과감한 정책전환 없이는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좋은 일자리가 넘치고 주거비와 양육부담(돈과 시간)이 확 줄면 나아지겠지만, 이것이 저절로 해결될 일인가. 장기 재정전망을 걱정할 계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단자살을 방치하는 재정건전성이 무슨 의미가 있나”며 “그나마 지금 한국의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일본, 중국을 앞서는 국가신용도도 아기들이 덜 태어나고 베이비붐 세대가 덜 은퇴해서 만들어진 과도기적 효과일 뿐이다. 5년 남짓 남은 이 과도기에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겠는가”며 확장재정정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지난 21일 “대한민국은 기재부의 나라가 아니고, 국민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하신 적 있는 정세균 총리님께서 행정명령 피해 자영업자 보상 문제와 관련해 기재부의 문제를 지적하셨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여당의 각종 지원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면서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재정여건이 악화되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도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국가재정이 제때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국가재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하는 것 등 나라 곳간지기 역할은 기재부의 권리, 권한이 아니라 국민께서 요청하시는 준엄한 의무, 소명이라는 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좌표로 삼겠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다 벗긴 갱단 포개버렸다···"최악의 밀레니얼 독재자"
- "이용구 폭행 30초 영상 보여주자, 경찰 '못 본 거로 할게요'"
- 정인이 방송에 "중요한게 아니다"…뭇매맞고 사과한 김새롬
- [단독] "자는데 만졌다" 여성 기숙사 덮친 그놈, 변장한 재학생이었다
- [밀실] "드라마 속 불행, 또 고아야?" 보호끝난 열여덟 어른의 한숨
- "올해 김 망했다" 양식장 초토화…중국발 괭생이모자반 습격
- [정치언박싱] 부산시장 보궐 나선 김영춘 "박형준 행정경험 0, 테슬라 공약도 황당"
- "美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 코로나19로 별세"
- 공익신고자 14쪽짜리 문건엔 "김학의 출금은 한국판 미란다"
- [단독]덕정~수원 잇는 GTX-C, 금정서 상록수역 구간도 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