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절도에 이용 후기 사기까지..두 번 우는 자영업자들
[앵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밤 9시 이후 인적이 드문 틈을 타서 상점에 침입해 돈을 훔치는 절도범이 있는가 하면, 배달 의존도가 커진 상황을 악용해 사기에 가까운 갑질을 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코로나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끊긴 골목에 한 남성이 어슬렁거립니다.
잠시 뒤, 한 가게 앞에 서더니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2분 만에 나온 이 남성, 안에 있던 현금을 모두 훔쳐 달아났습니다.
[절도 피해 점주 : "돈 통에 판매금액 며칠 모아놓은 거 있었고, 대략 적어도 100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 (매출) 일주일 치 정도 되지 않을까."]
절도범은 이렇게 CCTV가 하나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각지대를 노렸습니다.
비슷한 시각, 옆 골목 피자집도 현금을 도난당했지만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밤을 새는 가게들도 있었던 골목인데 밤 9시 이후 대면 영업이 금지되면서 거리가 텅 빈 점을 노렸습니다.
[절도 피해 점주 : "주변은 다 닫거든요. 이제 다 안 되니까.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걸 악용해서 했다는 게 좀 씁쓸하죠."]
대면 영업 제한으로 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을 노린 범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배달 대행앱으로 작은 사이즈의 메뉴를 주문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 큰 사이즈로 보내 주면 좋은 후기를 써주겠다고 약속한 뒤, 큰 사이즈 메뉴만 받고 후기는 남기지 않는 수법입니다.
['후기 협박' 피해 점주 : "리뷰를 나쁘게 올릴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사실 줬는데 협박받는 기분으로 주는 마음이 어떻겠어요. 화나죠, 정말."]
배달 대행앱에선 배달이 끝나면 전화번호 등 주문 고객 정보가 사라져 업주로선 따질 방법도 없습니다.
['후기 협박' 피해 점주 : "억울해도 말할 데가 없죠, 사실. 월세 못 내서 가게 다 말아먹은 사장님들도 얼마나 많은데 이런 것까지 이렇게 한다는 건…"]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고 수준의 부채 비율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 이런저런 범죄의 표적으로까지 내몰리면서 어느 해 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사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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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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